경기 둔화와 실업 증가 속에서 물가마저 오른다면 그것은 최악의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조짐들이 엿보인다.투자 소비 생산 등 경기 지표들의 내리막 추세가 더 이상 새삼스럽지 않다. 실업률도 몇 달 전부터 가파른 상승세다. 여기에 인플레까지 가세하는 듯 한 위태로운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어제 보도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구성 품목(509개) 중 오르는 품목과 내리는 품목의 숫자가 최근 몇 달 동안 꾸준히 벌어진 가운데 지난달에는 그 격차가 더욱 심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오름세가 전품목으로 확산되고 있다. 며칠 전 발표된 '1월 물가동향'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1월 소비자물가는 전달보다 1.1%나 올라 작년 9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올 억제목표선(4%)의 4분의 1 이상이 한달 만에 진행된 것이다.
당국의 분석대로 1월 물가는 폭설에 설 경기가 겹친 농산물 값 상승과 의보수가 등 공공요금 인상에서 비롯된 일시적 현상일 수도 있다.
이 달부터는 물가가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당국의 전망이다. 하지만 낙관하기엔 심상치 않은 변수들이 많다.
무엇보다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으로 수입물가가 극히 불안하다. 각종 공공 및 개인 서비스요금 등 국내 요인들도 당국의 인위적 지도가 거의 한계에 처한 상황이다.
정부의 경기진작과 자금시장 활성화 조치에 따라 최근 시중의 유동성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점은 이와 맞물려 특히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물가안정은 경제의 만사(萬事)다. 더욱이 지금처럼 하강기에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 금융과 실물 등 모든 정책부문에서 입체적 공조로 물가 고삐잡기에 조금도 방심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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