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신(新)사고를 언급하고 있지만, 경제발전을 위해 어떻게 할지에 대한 실천내용을 담은 구체적인 지침은 밑에까지 아직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올해 첫 남북 교류사업인 춘향문화 선양회의 창극 춘향전 평양공연(1, 2일 평양 봉화예술극장)을 위해 지난달 31일부터 3일까지 방북했던 유종근(柳鐘根) 전북지사는 경제 개방에 임하는 북한의 동향을 이같이 요약했다.
유지사의 방북은 대통령 경제고문 재직시 IMF환란 극복에 기여한 그의 경력에 대한 북측 당국의 평가가 고려됐기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유 지사는 4일 기자와 만나 "북측 관계자들은 남한의 IMF 극복과정을 상세히 물어왔다"며 "북측에서는 나의 경력을 감안해 향후 남북 경제 협력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그는 올 5월 또는 여름에 다시 평양을 찾을 예정이다.
유 지사는 "북측과 전북도가 제반 분야 협력 의향서를 체결할 때 북측 초안에 문화 예술 체육교류 등은 배제되고 경제협력 조항만 있어 놀랐다"고 북측의 경제 열기를 설명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평양에 거의 머무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토막잠을 자고 주먹밥을 먹으며 경제살리기에 진력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유 지사는 "신사고의 실체를 북측 관계자들에게 물으면 '낡은 기계를 버리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는 등의 원론적 답변만을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유 지사는 전주-군산 벚꽃마라톤(4월)에 북측 선수참가, 북한 민족예술단의 남원 춘향제(올 5월) 참가, 북한 연주단 또는 윤이상 교향악단의 전주 세계소리축제 (10월) 참가 등을 북한 민족화해 협의회측과 합의했다.
유지사는 "세계은행(IBRD)산하 국제금융공사(IFC)가 남한 닭고기 가공업체인 ㈜하림을 통해 북한에 진출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와 이를 북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북측 경제관료와의 별도 접촉 여부를 여러 차례 물었으나 확실한 답변을 사양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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