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적 유권자 성향분석을 골자로 하는 민주당의 '2001년 조직강화 지침'에 대해 당 내부에서도 거센 비난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으나 당 지도부가 이를 묵살, 또 다른 파문을 낳고 있다.이 대외비 문건이 보도된 직후인 1일 민주당 소장파 핵심 당직자들은 별도로 긴급 구수회의를 갖고 '언론의 문제 제기가 정당한 만큼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김영환 대변인, 정세균 기조위원장, 김성호 대표비서실장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는 "언론에 두들겨 맞아도 할 말이 없다" "오해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접근방식이나 표현방식이 구 여권의 시대착오적 발상이다"라는 자성론이 쏟아져 나왔다.
정 기조위원장은 "문건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2일 오전 당 지도부에 대한 보고와 협의를 거친 김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은 완전히 딴판이었다.
김 대변인은 "실현 가능성도 없는 관행적 정당활동을 괜히 문제삼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김중권 대표, 박상규 사무총장, 김덕배 조직위원장으로 이어지는 당내 강경라인의 고육지책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즉 잘못을 인정해 버리면 한나라당 등의 공세가 더욱 증폭될 것이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얘기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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