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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칼럼] '해석·평가보도'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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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칼럼] '해석·평가보도' 아쉬워

입력
2001.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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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의 전체 지면 구성의 성격을 보면 전통적으로 '정치면'이 강하고, '경제면'과 '국제면'에 신경을 많이 쓰는 신문이라는 인상을 준다.그리고 최근에는 '오피니언' '스포츠' '과학' '기획' 등의 섹션형태의 지면 구성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독자들의 다양한 정보욕구에 부응하려고 하는 자세는 높게 평가할 수 있으나, 지나치게 백화점식의 나열이 다소 거슬리며, '경제면'과 '기획면'의 일부 기사들은 제대로 된 신문기사인지 아니면 특정 업체의 광고지면인지가 불분명 할 정도로 그 성격이 모호한 것이 단점이라 하겠다.

지난 2주(1월 15일~29일) 동안의 지면들을 중심으로 평가해보면, 이 시기의 가장 중요한 기사들로 국제면으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 과 정치면으로는 '안기부 자금에 대한 여야 정쟁'을 들 수 있다.

한국일보는 특히 김정일위원장의 방중 사안을 초기 불분명한 시기부터 중국의 고위 각료들을 만나고 북한으로 귀향할 때까지의 전과정을 톱뉴스로 다루어 보도하고 있다.

이 사안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다른 신문보다 한발 앞서 그 내용을 상세히 알려준 한국일보의 취재력에 독자들은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중요한 사안이더라도 이 기간 내내 톱뉴스로 다룬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 더욱이 거의 대부분이 '불분명한 소식통'이나 북한과 중국의 언론보도를 근간으로 한 것이어서 추측 기사거나 확인이 안되는 기사들로 읽힌다.

나아가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의 발전상에 놀라움을 표시하거나, 이러한 방중이 바로 북한의 개방노선을 의미한다거나, 곧이어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추론과 연계되어 보도되고 있는 점이다.

1월 18일자 '김정일의 차량행렬'이라는 캡션으로 시작되는 보도사진이 1면에 톱으로 게재되었는데, 이 사진으로는 김정일 위원장의 차량임을 확인할 수 있는 그 어떤 단서도 잡아낼 수가 없었다.

독자들이 사진만을 보고 납득할 수 없는 경우라면 어떤 경위로 이 것이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차량 사진으로 확인됐는지 그 근거를 일러줘야 '사실보도'라는 신문보도의 기본원칙에 충실했다고 할 것이다.

두번째로 '안기부자금'에 대한 여야 공방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데, 이 기사들 대부분이 한국일보 나름의 해석이나 평가 속에서 심층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당과 야당의 대변인들 발표나 해당 당사자들의 해명성 발언을 그대로 여과없이 중계보도하고 있다.

거기에다 전직 대통령의 독설과 비방까지 상세하게 게재되어, 정치계 전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지니게 만든다.

이들의 발언들에 대해 흥미위주로 추적하여 갈등상황이나 대립을 즐기는 듯한 인상까지 심어주는데, 이들 발언들 가운데 정치적으로 의미있는 발언들만을 취사선택하여 조심스럽게 게재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정치가들의 교묘한 '언론 플레이'에 말려들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밖에 한국일보의 최근 지면 구성으로 '특집기사'나 '기획기사'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이젠 산업경쟁력이다'(종합면) '세계의 IT 도시들'(경제면) '신소외이웃'(사회면) 등의 특집 기사들은 우리 사회가 지향하거나 모방하거나 버려야 할 것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망하고 있어 독자들의 이해를 구하거나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참여시킬 수 있는 '사회계도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는 것 같아 바람직스럽다.

그러나 '신용카드 특집' 'IMT_2000' 'IT 프론티어 21 특집'(이상 경제면) '성형수술'(생활기획면) 등의 기획기사들은 기사라기보다는 PR이나 광고면 같은 성격이 강하여 그 모호성을 불식시키는 것이 급선무라 하겠다.

백선기ㆍ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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