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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수쥬 - 어느날 '나'에게 인어가 다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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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수쥬 - 어느날 '나'에게 인어가 다가와

입력
2001.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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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쥬'는 중국 상하이(上海)를 가로지르는 쑤저우하(蘇州河)의 영어식 발음이다. 쑤저우하가 수쥬로 불려야 하는 만큼 세상은 많이 변했다.상하이는 이제 나날이 현대화하면서 초고층 빌딩이 올라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 안의 삶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수쥬'는 러브 스토리이다. 아주 동화적이고 아기자기하지만, 또 그만큼 남루하고 우울하기도 한 아주 다층적인 사랑의 이야기.

얼굴은 드러나지 않고 영화 속 화자(話者)로만 나오는 나는 감독 로우 예의 분신이기도 하다.

비디오 촬영기사인 '나'의 내레이션은 술집의 커다란 어항에서 인어분장으로 헤엄치는 직업을 갖고 있는 메메이(조우 쉰)와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메메이는 나에게 묻는다. 사랑했던 소녀 무단, 인어가 되어버린 무단을 찾아 거리를 헤매는 배달원 마르다처럼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느냐고. 그런데 사건은 이상하게 풀려 나간다.

갑자기 나타난 마르다는 메메이가 무단과 꼭 닮았다며 메메이를 ?아 다니기 시작한다.

시간과 공간이 교차되는 이 동화적이고 신비한 사랑이야기는 남루한 거리, 싸구려 술집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때문에 이 동화적 이야기는 우울한 현실의 역설적 반영이자 닿을 수 없는 꿈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핸드 헬드(들고 찍기) 카메라에 찍힌 영상은 불안하고 초초하고 남루한 상하의 청춘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감독 로우 예는 중국 6세대 감독의 대표 주자로 이영화로 지난해 로테르담 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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