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패권은 21세기에도 계속될 것인가?'세계와 미국'이 던지는 도전적인 물음이다. 이것은 곧 21세기 세계 질서가 어떻게 재편될 것인가에 대한 물음과 직결된다.
'세계와 미국'이란 제목과 '20세기의 반성과 21세기의 전망'이라는 부제가 보여주듯,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에 대한 인식은 곧 세계 정치, 경제에 대한 종합적 이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외교정책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국내 대표적 전문가인 저자 이삼성 가톨릭대 교수는 팍스 아메리카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대답에 앞서 미국적 패권의 다차원적 성격을 분석한다.
특히 그가 주목하는 것은 미국 패권 지속성의 근거로 제시되는 "미국 주도의 동맹질서에 다른 나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만족하고 있다"는 '패권 은총론'이다.
이에 대한 저자의 시선은 싸늘하다. "미국의 패권시대는 영국의 패권시대와 마찬가지로 약소국에 대한 강대국의 착취시대"라는 주장과 그의 비판은 동일선상에 있다.
한편으로, 패권 은총론의 궁극적 바탕인 미국식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민주주의적 요소를 긍정하되, 그 체제가 안고 있는 반민주주의적 요소를 분별하고, 그것이 미국의 세계적 역할을 어떻게 틀지우고 세계질서를 왜곡하는지를 성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패권 은총론에 대한 비판은 미국의 패권에 안주하려는 우리 자신에 대한 일침이기도 하다. 결국 저자는 팍스 아메리카나의 지속 가능성과 별개로, 한국의 현실에 대한 문제 제기와 미국의 세계지배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논리적 준거를 던지고 있는 셈이다.
이삼성 지음ㆍ한길사 발행
송용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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