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자살사이트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자살사이트에서 만난 남자 2명이 여관에서 나란히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1일 충남 조치원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1시10분께 연기군 조치원읍 원리 D여관 501호에서 송모(31ㆍ무직ㆍ전북 익산시)ㆍ방모(28ㆍ무직ㆍ서울 성동구 마장동)씨 등 2명이 숨져 있는 것을 여관 주인 조모(50)씨가 발견했다.
조씨는 "전날 오후 4시30분께 두 사람이 함께 들어와 소주 2병, 맥주 4병을 시켜 마신 뒤 다음날 오후까지 기척이 없어 확인해 보니 이불을 덮고 나란히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송씨와 방씨가 숨진방에는 '자살입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적힌 메모지와 상표가 없는 빈 약병이 놓여 있었다.
경찰은 이들의 휴대폰 통화 내역을 추적, 자살 직전 정모(17ㆍ여ㆍ고3ㆍ부산 북구)양과 통화한 사실을 밝혀내 정양을 추궁한 결과, 이들 3명이 지난달 22일 인터넷 자살사이트에서 만나 휴대폰과 E메일을 통해 수차례 함께 자살하자는 말을 주고 받은 뒤 29일 대전역에서 만났으나 정양은 자살을 포기, 집으로 돌아간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정양의 진술로 미뤄 송ㆍ방씨가 인터넷자살사이트에서 만나 동반자살한 것으로 보고 가족을 상대로 자살 동기를 조사하는 한편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2일 이들의 사체를 부검키로 했다.
경찰은 이들이 모두 대졸자로 방씨는 최근 건설현장에서 허리를 다쳐 일을 그만두었고 송씨는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실직한 것으로 밝혀내고 이들이 신변을 비관, 자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전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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