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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암기' 일단락…리비아 제재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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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암기' 일단락…리비아 제재 풀릴까

입력
2001.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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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미국 팬암기 공중 폭파 혐의자에 대한 국제재판으로 관심을 모았던 로커비사건이 지난달 31일 판결로 일단락되면서 대(對) 리비아 제재조치 해제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리비아 피고인 2명중 1명에게 유죄, 다른 1명에게 무죄가 선고되자 리비아와 아랍권은 즉각적인 제재 해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은 리비아 정부가 책임을 지고 유족보상 등 확실한 조치가 없는 한 해제는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1992년 유엔의 결의로 시작된 제재는 1999년 4월 리비아가 용의자 2명의 신병을 유엔측에 인도한 후 항공여행 금지조치 등이 유보되긴 했지만 여전히 리비아 경제를 옥죄고 있는 장애물로 남아있다.

리비아 정부는 이번 판결 직후 "재판이 종결됐으므로 모든 제재가 완전히 해제돼야 한다"며 "리비아는 미국과 새롭고 특별한 관계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리비아 관영 TV는 미국의 공습과 유엔 제재 조치로 지난 10여 년간 피해를 보아온 리비아인들이 미국의 유엔에 대해 배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랍권도 제재해제 촉구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아랍연맹은 이날 에스마트 압델 메구이드 사무총장이 6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뉴욕에서 만나 리비아에 대한 유엔 제재조치 해제를 요구할 계획이라며 리비아는 그동안 로커비 사건에 대한 모든 의무를 다했고 따라서 제재조치로 인한 고통을 보상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집트와 프랑스도 이날 유엔의 제재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고 "리비아는 이제 유엔 제재조치의 해제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으므로 제재를 철폐해야 한다"며 "리비아와의 경제 유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 판결에 대해 환영의사를 표시하면서도 리비아에 대한 제재는 트리폴리 정부가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질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리비아에 계속 압력을 가해 이 행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유가족에 보상토록 할 것임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제재조치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다 리비아의 유전과 가스산업에 진출하려는 유럽 국가들과 미국의 정유 회사들의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고 지적, 제재해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판결을 내린 재판부가 이번 폭파사건을 정치적인 행위라기보다는 개인적인 범죄로 보고 있는 시각도 미국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피해자 유족들과 이들의 입장에 동조하는 의회의 입장을 의식하는 부시 행정부로서는 미국이 우선 보상을 한 후 리비아 동결자산을 환수하는 식으로 제재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對리비아 제재조치

유엔 결의안(1992년)

-모든 형태의 테러행위를 중지해야 한다.

-로커비 사건 혐의자를 인도한다.

-로커비 사건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공개한다.

-리비아 요원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진다.

-(로커비 사건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한다.

-1989년 UTA여객기 폭파사건에 대한 프랑스 조사에 협력한다.

1992년 시행된 유엔의 제재조치(1999년 유보)

-민간항공기 운항과 무역 규제

-리비아 자산 동결

미국의 제재조치

-정유관련 장비 판매금지

-항공기와 무기 수출금지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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