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프로골프(PGA)투어 무대서 '황금 곰' 잭 니클로스 이후 28년만에 같은 코스에서 3연패(連覇)를 노리던 '골프천재' 타이거 우즈(25ㆍ미국)가 암초를 만났다.우즈는 AT&T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대회(총상금 400만달러) 개막을 하루 앞둔 1일(이하 한국시간) 연습라운드 중 왼쪽 무릎을 다쳤다.
스윙코치 부치 하먼, 마크 캘커베키아와 함께 페블비치골프링크스(파72)에서 오전 연습을 끝내는 순간 사인을 받으려고 달려든 한 극성팬과 부딪치면서 왼쪽 무릎인대가 이상을 일으킨 것.
곧바로 검진을 받은 결과, 스탠포드대 재학시절 낭종제거수술을 받았던 곳과 같은 부위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다리를 절뚝거리며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우즈는 "1.2m 버디퍼팅을 끝내고 걸어나오는 순간 수많은 팬들이 몰려들었고 한 팬이 내 발목을 밟는 바람에 균형을 잃었다"며 "그는 내 부상엔 아랑곳없이 왜 사인을 해주지 않느냐며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고 말했다.
또 "점심 식사 후 연습삼아 스윙을 해 봤지만 무릎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고 걱정했다. 대회 일정상 우즈는 2일 오전1시50분 페블비치 3개 코스중 가장 까다로운 스파이글래스코스 1번홀서 마크 오메라(44ㆍ미국), 스탠포드대 동기인 제리 창,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의 강타자 켄 그리피 주니어와 함께 티샷하기로 돼 있었다.
한편 우즈가 "평소 염려했던 일이 오늘 일어났다"며 주최측의 경호문제에 대해 불평하자 주최측이 분주해졌다. 갤러리들의 엉뚱한 행동으로부터 우즈를 보호하기 위해 80여명의 경호원을 비상대기시켜 놓은 것.
또 스승 하먼의 "우즈가 얼마나 잘 해낼 지 장담할 수 없다"는 말처럼 우즈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일부 골프전문가들은 우즈가 이번 부상으로 자칫 장기슬럼프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우즈가 지난해 이 대회에 출전했을 때는 5개 대회에서 연속우승, 최상의 컨디션을 갖추고 있었지만 지금은 거꾸로 5개 대회 연속 우승문턱에서 고배를 들이킨 상태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페블비치에서 열렸던 지난해 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대회와 US오픈 우승에 이어 올해 페블비치내셔녈프로암대회까지 제패, 같은 코스에서 3회 우승을 꿈꿔온 우즈로서는 최대의 시련을 맞게 됐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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