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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god 독극물 테러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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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god 독극물 테러 사건

입력
2001.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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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대중가요그룹 god의 가족과 팬클럽 회원 등이 독극물이 담긴 음료를 전달받아 마신 뒤 치료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31일 god의 기획사인 싸이더스 등에 따르면 이달 초 god 멤버 윤계상(22)씨의 서울 노원구 공릉동 집에서 윤씨의 어머니가 발신인이 불분명한 선물로 배달된 음료를 마신 뒤 심한 구토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에서 위세척 등의 치료를 받았다. 매니저 박필원씨는 "윤씨 어머니가 음료 한 모금을 마시자마자 역한 세척제 냄새(락스류)가 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28일에는 모 방송사 가요순위 프로그램 녹화현장에서 방청객들을 통제하던 god 팬클럽 간부가 한 여학생으로부터 "수고한다"며 전달받은 음료수를 마신 뒤 같은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다.

싸이더스 관계자는 "윤씨 가족이 당시 배달된 음료수를 모두 버려 증거물이 없는데다 물의가 빚어지는 것을 원치않아 경찰에 정식으로 수사 의뢰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관할 노원경찰서는 "사건 첩보를 입수, 우선 매니저와 윤씨 가족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건 전모를 파악 중"이라며 "god 팬클럽 내에서의 갈등과 경쟁가수 팬들의 소행 두갈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있다"고 밝혔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god 누구인가

현재 방송가에서 '시청률의 보증수표'로 통할만큼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god는 박준형(27ㆍ리더)과 김태우(20) 손호영(21) 윤계상(21) 데니안(22)으로 이루어진 남성 5인조 그룹.

1999년 데뷔 이후 다른 댄스가수그룹들과 달리 정감있고 따뜻한 감성을 노래, 신세대뿐 아니라 중ㆍ장년층까지 폭넓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1집 '어머님께', 2집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최근의 3집 '거짓말'이 모두 빅히트를 기록했으며, 특히 지난해부터 TV '육아일기'코너에서 보여준 인간적인 면모로도 사랑을 받았다.

양은경기자

■연예인테러 유형

가수 나훈아의 왼쪽 뺨에는 1970년대 초 공연 중 테러를 당해 생긴 칼자국이 있다. 이후 '수와 진'의 안상진이 역시 테러로 가수생활을 중단하는 등 과거 연예인에 대한 테러는 주로 이권 다툼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90년대 후반이후에는 아이들 스타에게 '병적'으로 집착하는 팬들에 의한 사이버 폭력과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god에 대한 독극물 사건도 이런 맥락일 것이라는 것이 경찰의 추정이다.

테러는 몇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 데 대표적인 것이 '사귀면 다쳐'형. 이동통신 CF에 조성모와 출연했던 가수 이정현은 "오빠와 사귀면 죽을 줄 알아라"라는 협박에 한참 시달렸다. 한때 H.O.T 문희준과의 열애설이 있었던 베이비복스의 간미연도 살해협박편지를 받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다음은 "건드리지 마'형. 소녀 가수 보아에 대한 H.O.T 팬들의 안티 운동, 핑클에 대한 옛 젝스키스 팬들의 사이버 테러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경쟁자에 대한 테러이다.

전문가들은 "이미지가 자주 변하는 배우 보다는 가수, 여자 보다는 남자 가수에 맹목적인 팬들이 많다"고 분석한다. '광신도'적인 팬클럽을 이용하는 방송사, 이들의 행태를 부추기는 기획사가 이 같은 병적 집착증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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