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주식투자를 통해 무일푼의 옥탑방 거주민에서 200억원대 자산가가 된 국내 최고의 '데이 트레이더(초단타 주식매매인)'가 결국 쇠고랑을 차게됐다.탁월한 투자감각으로 '마이더스의 손'으로까지 불렸던 모 증권사 투자상담사 A(33)씨는 지난해 1월 고객들의 평판에 힘입어 인생의 전기 마련에 나섰다.
샐러리맨 생활을 집어치우고 독자적인 주식투자를 시작한 것. 밑천 한푼 없었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단타매매 감각에다 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허수주문'이라는 비장의 카드가 있었다. 물론 이는 불법.
서울지검 특수1부(이승구 부장검사)가 밝힌 A씨의 재산증식 방법은 의외로 단순했다.
A씨는 자신이 가진 자금을 총동원, 작업전날 대상주식을 최대한 매집한 뒤 이튿날 장 개장과 함께 수십만주의 저가 허수주문을 내는 방식. 당연히 매수잔량이 늘어나면서 다른 투자자들이 끌려들었다.
이렇게해서 주가가 마음먹은 수준까지 오르면 재빨리 주식을 처분, 차익을 챙겼다. A씨는 원활한 '치고빠지기'를 위해 5명의 전산입력 여직원까지 고용했다. 당연히 일반 투자자들이 입은 피해는 엄청나 종목당 하루 최대 손해치인 30%까지 털린 이들이 속출했다.
A씨는 이런 수법으로 무려 200억원대의 현금을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31일 A씨에 대해 일단 99년 12월~지난해 8월 5개사 주식을 2,660여만주를 146회에 걸쳐 단타매매, 29억여원 상당의 차익을 올린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