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최고의 여승으로 일컬어지는 김일엽(金一葉) 스님의 입적 30주기를 맞아 스님이 입산 후 남긴 기록과 법문을 정리한 '일엽 선문(一葉禪文)'이 출간됐다.이화여전 졸업, 일본 유학, 여성잡지 '신여성' 창간 등 개화기 신여성으로, 문단활동과 여성운동을 주도했던 일엽 스님은 1928년 서른 두 살의 나이로 불교에 귀의했다.
두 번의 결혼과 실패, 자유연애론과 신정조론으로 대표되는 여성운동 등 열정적 삶을 살았던 그가 출가하자 세간의 의견이 분분했지만, 스님은 스승인 만공선사의 가르침에 따라 수덕사 견성암에서 27년간 산문출입을 끊고 참선에 몰두하며 구도적 삶에 정진했다.
절필한지 30년이 지난 1960년대 초에 쓴 '청춘을 불사르고' 등이 화제를 모아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졌다.
1971년 스님이 입적한 후, 스님이 남긴 방대한 글을 정리한 문집 '미래세가 다하고 남도록'이 출간된 데 이어 이번에는 입산 후에 남긴 기록과 법문만을 추렸다.
일엽스님 문도회의 월송 스님은 " '사랑에 실패하고 입산한 글 잘 쓰는 비구니'라는 이미지에 가려 그동안 스님의 구도적 삶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번 문집에서는 선승으로서 스님의 진면목을 살필 수 있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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