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이 실물과 금융 양 부문에서 우리 경제의 새 실력자로 급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의 경영 투명성이 강화되고 선진경영 기법도 도입되고 있으나 외국자본 의존에 따른 경쟁력 약화와 성장기반 잠식 등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삼성경제연구소는 31일 '외자경영의 빛과 그늘'이라는 보고서에서 외자(外資)계 은행의 시장점유율은 41.7%에 달하고 국내 4대 정유사중 3개가 외자계 기업으로 바뀌었으며 자동차 정보통신 중공업 부동산 등에서도 외국자본 진출이 활발하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98년 이후 3년간 유입된 외국자본은 직접투자 401억달러, 간접투자 219억달러 등 모두 620억달러로 95~97년(200억달러)의 3배 이상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말 30.1%으로 외환위기를 맞은 97년말(14.6%)의 2배 수준이다. 주요기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1월29일 기준)은 삼성전자 56.6%, 포항제철 53.7%, SK텔레콤 48.2%, 현대차 42.5% 등이다.
외국인들은 또 제일 한미 외환 하나 국민은행의 1대 주주로서 경영권을 인수했거나 제한적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미국의 델파이와 비스티온, 프랑스의 발레오 등 세계적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30여개 국내업체를 인수했으며, 완성차의 경우 르노가 삼성차를 사들였고다임러크라이슬러가 현대차 지분 15%를 매입했다. 대우차도 외국자본에 팔릴 예정이다.
전자ㆍ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일본계가 약진했고, 국내 4대 정유사중 SK를 제외한 3개사가 외자계로 바뀌었다
보고서는 외국자본이 투명ㆍ안정ㆍ수익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경영 관행을 바꾸고 국내 기업의 구조조조정 자금을 제공하는 순 기능을 가지고 있으나, 한국 경제의 장기적 성장기반이 약화되고 외환ㆍ금융불안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역기능도 우려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