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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또 '죽음의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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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또 '죽음의 한파'

입력
2001.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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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을 중심으로 시베리아, 중국 북서부 일대에 지난해에 이어 2년째 빙하기를 방불케 하는 살인적인 한파가 몰아 닥쳐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몽골에서는 660만 마리의 가축이 동사할 위기에 처해 있고 유목민 수 만 명이 기아상태에 직면, 유엔 등 국제 기구들이 각국의 지원을 호소하고 나섰다.몽골에서 '드주드(dzud)'라고 불리는 이번 겨울재난은 추위에 익숙한 몽골인들도 견뎌내기 힘든 극한상태. 벌써 3주일 이상 수은주가 섭씨 영하 50도를 맴돌고 있으며 여기에 시속 100㎞의 강한 눈보라가 동반하면서 초원지대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초원에는 90㎝ 가깝게 눈이 쌓여 있어 식량과 의약품 공급이 어렵고 의사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최근 실태조사를 하고 돌아온 유엔 직원들은 30일 "지난 1월초 닥친 눈보라로 적어도 12명이 동사했으며 가축 50만 마리가 얼어죽었다"고 전했다.

유엔은 "2~3개월 내로는 한파가 그칠 조짐이 보이지 않아 눈이 녹는 5월 이전까지 피해가 확대될 것"이라며 "현재 상태가 계속되면 몽골 전체 가축의 5분의 1 이상이 줄어들고 목축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260만 유목민들의 생존 마저 어렵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축의 급격한 감소로 우유와 가죽을 비롯, 땔감으로 사용되는 배설물이 줄어들고 유일한 경제수단인 물물교환마저 할 수 없어 지역경제가 붕괴된 상태라는 설명이다.

몽골 정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해에만 혹한으로 200여만 마리의 가축이 죽었고 올해에는 그보다 세 배 이상 많은 가축들이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상황이 더욱 피해가 커진 이유는 지난 해 여름 6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가축이 약해졌고 지방질이 얇아 겨울나기가 더욱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국제기구와 몽골 정부는 이에 따라 구호성금을 모금하고 유목민들에게 가축을 국립공원 등에서 방목하는 것을 허용하는 등 비상상태에 돌입했다.

국제 적십자사와 국제적신월사는 지난 주부터 몽골 유목민 6만여 명에게 식량과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160만 달러의 긴급 구호기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또 유엔도 몽골에 지원할 의약품과 유아용 분유 등 긴급 물자와 가축용 사료 구입비로 사용할 1,160만 달러의 구호성금을 모금하고 있다.

한편 몽골과 인접한 중국 북서부와 북한까지 이어지는 넓은 지역에도 강추위가 엄습, 최근에만 북서부 신장(新疆)성에서만 최소한 13명, 네이멍구(內蒙古)지역에서는 39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중국의 신화통신이 26일 전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이 지역에서 일어나는 폭설, 혹한, 가뭄 등은 마구잡이식 개발로 초지가 급감하고 이로 인해 사막이 확대됨으로써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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