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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뉴아트] (9)게임 메이커 '레인보우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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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뉴아트] (9)게임 메이커 '레인보우 스튜디오'

입력
2001.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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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을 알고 있어요. 매우 매우 인상적입니다."레인보우 스튜디오의 마크 맬러 프로듀서는 'PC방'을 안다고 했다. PC방은 한국을 방문한 게임 관계자들에게는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 우리의 '고유'한 PC 문화의 상징이다. 이미 미 LA에서도 PC방은 가장 잘 되는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한국 얘기이고, 지금 세계 게임시장은 비디오 게임기, 즉 '콘솔 사업'의 각축장이 되어 있다. '콘솔'이란 인터넷, DVD 사용이 가능한 첨단 게임 박스이다.

소니사의 '플레이 스테이션'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플레이 스테이션2'는 지난해 발매되자 마자 매진을 기록하는 선풍을 일으켰다.

소니의 주가를 움직이는 주요 변수는 바로 '플레이 스테이션2'의 시장 반응이다. 게임 콘솔 사업은 세계 게임 업계를 가장 긴장시키는 요소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 역시 10월 출시될 'X-박스'라 불리는 콘솔 사업에 게임 사업의 사활을 걸고 전력을 쏟아 붓고 있다.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위치한 레인보우 스튜디오는 소니사의 '플레이 스테이션2'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X-박스'에 게임을 제공하고 있는 게임 업체이다.

40도가 넘는 사막기후에 위치한 이 회사는 1992년 열악한 기후를 역이용했다. 디자이너와 프로듀서, 프로그래머의 이동이 잦고, 업체간 정보 스파이전이 극심한 곳이 게임과 애니메이션 업계이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픽사가 자사 직원들을 제외한 관련회사 직원에게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공개하지 않는 것만 봐도 이 업계의 보안이 얼마나 철저한 지를 알 수 있다.

소노란 사막 서쪽 끝의 피닉스는 뉴욕이나 LA의 할리우드, 실리콘밸리로부터 떨어져 있음으로 해서 이런 보안 문제들을 해결했다.

1986년 설립된 레인보우 스튜디오는 미국 3대 디지털 스튜디오 중의 하나다. 애니메이션 그룹과 게임 그룹으로 나뉘어 있으며,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끈 '모토크로스 매드니스 1, 2'편을 만들어 이름을 알렸다.

"1993년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문을 두드렸을 때 문턱이 높았습니다. 그러나 1995년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회장을 만나 노트북 컴퓨터로 게임을 시연하자 사람들 모두 '우' '와' 하며 몰려 들었죠. 이후로는 일사천리였습니다." 얼 자드 대표의 회사 소개이다.

그는 미국내 최대규모인 마그네틱 모션 캡쳐 스튜디오부터 자랑했다. 모션 캡쳐는 스튜디오에서의 움직임에 배경을 입히는 방식으로 흔히 우주를 나는 우주인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가정할 때, 나는 모습을 스튜디오에서 촬영하고, 나머지 배경을 그래픽으로 처리하게 된다.

모션 캡쳐 스튜디오는 흔히 SF영화를 제작하는 데 애용되는 방식. 레인보우사는 이 방식을 게임에 도입했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게이머와 영상의 일체감을 느끼는 것인데 모션 캡쳐를 통해 디지털화한 움직임은 게임 속으로 들어가 실감나는 움직임을 만들어낸다"는 설명이다.

입 모양의 완전한 싱크로나이즈화가 아직 남은 숙제이기는 하지만 레인보우의 게임이 갖는 인기는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오토바이를 타고 산악을 질주할 때 부딪치는 나뭇가지처럼, 사실감 있는 배경 화면도 게이머를 유혹하는 부분이다.

픽사의 애니메이션 '개미'를 상상해보면 좋다. 개미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느낌이 강하지만 풀잎이나 나뭇잎 등 애니메이션의 배경은 마치 살아있는 식물을 찍은 듯 착각을 일으킬 때가 있다.

세계적인 '돈 전쟁' 을 치르는 메이저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수준이 게임 소프트웨어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매력적인 것은 인터랙티브한 화면이다. 카메라는 마치 실사 영화에서 처럼 팬, 줌, 달리는 물론 공중촬영까지 대부분의 기법을 다 맛볼 수 있다.

이렇게 입력된 많은 화상 정보는 게이머가 원하는 카메라 위치에서 게임의 시각을 정할 수 있게 된다.

이를테면, 헬리콥터를 타고 경기장을 조망하고자 할 경우 조이 스틱(Joy Stick)을 움직이는 것 만으로 색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이점이 세계 최고 수준의 3D 게임메이커로서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부분이다. '모토크로스 매드니스 2'는 전편에 비해 해상도가 4배나 높아졌는데, TV로 치면 일반 TV와 평면 TV처럼 확연히 수준 차이가 드러난다.

여기에 고성능 조이 스틱을 장착하면 그야말로 숲과 사막에서 펼쳐지는 스릴 넘치는 경주를 집안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레인보우 스튜디오의 게임그룹은 철저히 '상업적'으로 움직인다. 그것은 게이머들의 취향을 가장 민감하게 게임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이들은 일명 'X 스포츠(엑스트림 스포츠, 위험도가 높은 운동)'에 주목하고 있다. 엔진을 단 자전거인 BMX, 스릴감이 뛰어난 제트 스키 등 신세대들에게 인기 높은 운동을 게임화 하는 것이다.

얼 자드 대표는 "게임은 5년의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향후 게임 산업은 종합엔터테인먼트 기계로 변할 겁니다. 그러나 좀 더 다양한 즐거움을 주는 기계로 말입니다.

" 향후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 지는 아직 예측할 수 없지만 게임메이커로서는 당연히 더 다양한 컨텐츠를 구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가지 개념으로 디지털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창문효과'는 게임메이커들에게도 매우 유효한 전략이다.

레인보우 스튜디오가 지분을 출자, 우리나라 벤처기업인 DDS(디지털 드림 스튜디오ㆍ대표 이정근)와 함께 존우(오우삼)감독이 제작을 총괄하는 3D 애니메이션 'Ark'를 제작하는 것도 이런 전략에 기인한다.

이미 시나리오가 나왔고, 6월쯤 완성된다. 해외배급을 맡은 림패시픽사의 대표는 바로 지분을 투자한 레인보우 스튜디오의 얼 자드 대표.

3D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게임까지 만들어 전세계에 배급할 계획이다. 한미 합작, 홍콩 감독, 이런 다국적 방식을 통해 생산된 애니메이션과 게임으로 이들은 전세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게임이 '장난'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산업의 전쟁터가 된 것은 오래된 일이다.

후원 LG상남 언론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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