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용 소비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설비투자가 두달째 뒷걸음질치는 등 실물경기가 극단적인 결빙상태로 치닫고 있다. 주식과 채권 등 금융시장 경색은 다소 풀리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생산ㆍ소비ㆍ투자 등 실물경기의 3대 지표는 2년만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하며 하락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설비투자는 통신기기ㆍ운송장비의 투자 부진 속에 전년도 같은 달에 비해 2.1% 감소, 두달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민간소비 지표인 내수용 소비재 출하는 5.9% 줄었고, 특히 승용차 휴대전화기 가전제품 등 경기민감도가 큰 내구소비재의 출하는 무려 14.3%나 감소했다. 매기(買氣)가 많아야 할 연말이었음에도 불구, 도ㆍ소매 판매조차 2.2% 증가에 그쳤다.
10월까지만해도 두자릿수를 지속해오던 산업생산 증가율은 1998년 11월 이래 가장 낮은 4.7%에 머물렀다. 전달과 비교하면 산업생산은 오히려 2.7% 후퇴했으며 출하도 2.3% 감소(전년 동월대비로는 3.9%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 역시 75%벽을 무너뜨리며, 20개월 만에 가장 낮은 74.7%까지 떨어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증시침체와 구조조정 여파로 소비ㆍ투자심리가 크게 얼어붙었다"며 "올 상반기까지는 이런 추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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