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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車업계 구조조정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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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車업계 구조조정 '칼바람'

입력
2001.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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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 업계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세계 최대의 자동차시장 미국의 급격한 경기둔화 및 소비 침체로 자동차 수요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GM과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빅3'가 잇따라 공장폐쇄와 인력감축 계획을 내놓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 같은 미국 업체의 감산과 시장 위축은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심각한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빅3의 구조조정 회오리

세계 자동차 업계의 감산과 감원등 대대적인 다운사이징바람은 미국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빅3 중 경영실적이 가장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 업체는 다임러크라이슬러. 다임러크라이슬러는 29일 전격 발표한 북미지역 구조조정 계획에서 전체 근로자의 20%에 해당하는 2만6,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 전세계 시장을 놀라게 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판매부진과 영업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북미지역 공장 41개 가운데 2002년까지 6곳을 폐쇄하고 공장 종업원 9만5,000명 가운데 1만9,000명, 사무직 3만명 가운데 6,800명을 줄이기로 했다.

이에 앞서 GM은 지난달 103년의 전통을 가진 올즈모빌 부문을 퇴출시키고, 캐딜락 드빌 등을 생산하는 미시간주 햄트렘크 공장 등 5개 공장의 가동을 1주일 동안 중단하고 종업원 1만4,400명을 일시 해고키로 했다.

또 올 1ㆍ4분기 북미지역 자동차 생산을 14% 줄인다고 발표했다. 포드는 사정이 더 다급하다. 포드는 지난해 11~12월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자 오하이호주 로레인 공장등 2개 공장을 일시 폐쇄하고 유럽지역 공장의 생산량과 인력을 매년 10%씩 줄이기로 했다.

▲자동차 시장의 불황

빅3의 감산과 감원은 올 자동차 판매전망이 밝지 않은 데다 미국의 경기둔화세가 확연한 만큼 미리 '선제적인'구조조정을 서두르지 않으면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시장에서 지난해 9월까지 증가하던 자동차판매는 10월 들어 1.4% 감소로 반전된 이후 11월에 3.5%, 12월에는 무려 8%나 감소하는 등 하락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장기호황을 구가하던 미국경제의 성장이 최근 경착륙조짐을 보이면서 소비자들이 웬만해서는 주머니를 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안수웅 연구위원은 "미국 자동차 업체의 차량 판매증가율은 지난해보다 6%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1990년대 초반과 같은 전세계 자동차 수요 동시감소라는 최악의 상황도 점쳐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연구위원은 "2001년 세계자동차 산업의 화두는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빅3들은 올해 차량판매 예상 대수를 지난해보다 100만대 이상 감소한 1,600만대로 대폭 낮췄다.

일본 역시 10년째 장기 불황이 계속된데다 올해도 경기회복 가능성이 뚜렷하지 않아 당분간 자동차 판매가 부진할 전망이다. 동유럽과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 시장 확대도 기대하기 어렵다.

▲찬바람 부는 국내차 업계

국내 자동차 1ㆍ2위 업체인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순이익을 거뒀지만 올해는 내수 시장 침체에다 수출 고전 등 힘든 한해가 될 전망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최근 발표한 '2001년 자동차 산업전망'보고서에서 "올해 내수시장 규모가 143만대에서 138만대로 줄어들고 수출도 지난해에 못 미치는 308만대에 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국내 자동차시장의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세계 최대 업체인 GM의 잇단 공장폐쇄와 구조조정은 대우차의 해외매각 협상에도 심각한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는 여진히 낙관론을 펼쳐 위기둔감증에 빠졌다는 비판을 받고있다.

현대차ㆍ기아차는 아직 생산감축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고 구조조정이 한창인 대우차는 인력감축을 놓고 경영진과 노조가 여전히 씨름을 하고 있다.

현대차 이계안 사장은 자동차 경기와 관련 "지난해에 계열분리와 경영권 다툼 등 '과거'에 매달려 허송세월을 하다보니 어느새 시장환경이 차갑게 변해 있더라"며 "자동차 내수 감소가 예상되지만 아직 생간감축이나 감원계획은 없으며 다만 공장 라인별 근로자의 전환배치는 노조와 협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내수는 줄어들겠지만 수출로 보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소형차보다 이익이 많은 도시형 지프 산타페와 디젤승용차를 미국과 유럽 시장에 새로 투입, 올해 7만대 정도를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실적전망도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174만대 판매에 매출 20조4,000억원, 순이익 1조원 등 온통 장미빛이다.

현대차ㆍ기아차의 낙관론에 대해 일부에서는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 경제가 어려운 국면에 접어든 마당에 수출을 늘리겠다는 것은 비오는 날 짚신 파는 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무리하게 수출 목표량을 늘려 놓은 결과 국내 업체의 고질적인 '밀어내기'와 '헐값 판매'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ㆍ기아차 회장이 자동차부문의 구조조정 및 경쟁력강화 보다는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후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내기위해 무리하게 수출에 매달리려는 조급증에서 비롯된 측면도 강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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