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십이 중요하죠" 30일 낮 경기도 용인의 중소기업개발원. 민주당 의원ㆍ지구당위원장 200여명은 이틀간의 연수를 마치며 덕담을 주고 받았다.한 당직자의 말처럼 민주당 연수는 '새천년 동지' 로서 일체감을 느끼는 데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때 이르게 '정권 재창출' 구호가 너무 자주 오르내리는 것이 귀에 거슬렸다.
김중권(金重權) 대표는 폐회사에서 "정권 재창출의 기수로서 역할을 다짐하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연수 목적에도 '정권 재창출을 위한 필승 결의'가 들어 있었고 이를 주제로 한 특강도 마련됐다.
박상규(朴尙奎) 총장은 "대선 및 지방선거 필승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며 당원 연수 계획을 세세히 설명했다.
29일 밤 분임토의에서도 재집권 방안이 주된 화두였다. 영남권의 한 원외위원장은 "대선 후보를 빨리 가시화해야 정국을 안정시키고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후보 조기 가시화론을 들고 나왔다.
"당내의 대권 후보 경쟁이 밑바닥 (대의원)으로 까지 확산되고 있어 혼선을 빚고 있다" "여성의 조직력이 대선을 좌우한다" "당의 홈페이지를 개선하지 않으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 등등.
대다수 발언은 어김없이 내년 대선으로 연결됐다. 경제와 민생 문제도 거론됐으나 보조 메뉴에 그쳤다.
그래서인지 내부에서도 딴 소리가 나왔다. 한 의원은 "정권재창출 의지를 외치기 보다는 마음 속에 지녀야 한다. 민생을 챙기다 보면 어느새 재집권의 길이 보인다"고 자성론을 폈다.
밤새 정국 해법에 대한 토론을 거친 뒤 나온 민주당의 성명을 보면 안기부 선거자금 사건을 둘러싼 공방 등 예전과 달라진 게 없다.
'자기 만족'을 넘어서는 뭔가를 심어줄 때 '차기 정권'은 저절로 가까이 오는 것이다.
김광덕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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