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 한완상 상지대 총장이 임명되자 교육계에서는 "백년대계를 책임진 교육부장관을 바꿔도 너무 자주 바꾼다"는 우려가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이날 교육부 직원들의 입에서는 "교육부는 신임 장관 업무보고 하다 세월 다 보낸다"는 푸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한 국장은 이돈희 장관이 4개월28일만에 물러나자 "전체 업무를 파악하는 데만도 2~3개월은 걸릴 텐데 당혹스럽다"며 "이 장관에게 업무보고를 한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또 되풀이할 생각을 하니 막막하다"고 털어놓았다.
학계의 시각은 더욱 싸늘하다. 서울 모대학 교육학과 교수는 "이 정부가 교육에 관심이 있는 지 알 수가 없다"며 "지금까지 툭 하면 장관 바꾸느라고 제대로 한 개혁이 무엇이 있느냐"고 혹평했다.
한 부총리는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6번째 교육부장관. 29일 현재까지 이 정부 교육부장관 평균 재임기간은 6.8개월로 전 부처를 통틀어 가장 짧다.
초대 이해찬(1년3개월) 장관과 개인문제로 단명한 송 자(24일) 장관을 제외하면 김덕중 장관 7개월20일, 문용린 장관 6개월23일, 이돈희 장관 4개월28일 등이다.
반면 농림부의 김성훈 전 장관은 2년5개월여로 최장수를 기록했고, 현직으로는 서정욱 과학기술부 장관이 1년10개월을 버티고 있다.
문제는 장관이 너무 자주 바뀌는 바람에 교육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이 깨져 국민의 불신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한양대 교육학과 정진곤 교수는 "제7차 교육과정만 해도 대부분의 장관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겨우 알 만한 시점에 경질돼 현재 준비가 매우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교사의 사기진작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중인 교직발전종합방안만 해도 여러 차례 장관이 바뀌면서 최종안 발표가 작년 9월에서 12월로, 다시 1월말로 연기된 데 이어 이번 장관 교체로 또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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