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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티지, 부시에 ABM파기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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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리티지, 부시에 ABM파기 주문

입력
2001.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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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보수적 싱크탱크로 공화당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헤리티지 재단(이사장 에드윈 퓰너)은 탄도탄 방어미사일(ABM) 조약을 파기하고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를 조속히 추진할 것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제안한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헤리티지 재단은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Priorities for the Presidentㆍ사진)' 라는 제목의 정책 보고서에서 "빌 클린턴 행정부는 조약 당사자인 소련이 붕괴됐는데도 조약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리석은 짓을 해왔다"고 비판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ABM을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정책의 '젖줄'임을 자부하는 이 재단은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등 다수의 재단 출신 연구원들을 부시 행정부의 요직에 진출시켰으며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외교안보 정책 토론회를 부시 대통령 취임 직전인 18, 19일 워싱턴에서 가졌다.

헤리티지 재단은 각 쟁점을 항목화해 정리한 이 정책보고서에서 "미국이 15년 내 북한 등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의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는 1999년 국가안보위원회(NIC)의 평가를 인용한 뒤 "대통령은 조기에 NMD 구축 일정과 예산을 확정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1972년 ABM 조약은 물론이고 1997년 클린턴 대통령이 러시아 벨로루시 등 4개국과 맺은 ABM 협정도 동시에 파기 선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약의 경우 소련 붕괴로 협정 당사자가 사라졌기 때문에, 협정의 경우 상원의 인준 절차를 제대로 밟지 못했기 때문에 파기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보고서는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NMD 배치와 관련된 최종 결정을 차기 정권에 이양한 점을 강조하면서 부시 대통령에게 "NMD를 강력하게 추진하면서도 군축을 지향하는 '쌍방향' 안보정책을 구사할 것"을 권고했다.

즉 NMD가 '방어 무기'인 만큼 군축 협상의 저해 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군축과 국가 방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논리다.

헤리티지 재단은 이 같은 안보 정책은 NMD가 전략적 균형을 깨뜨리는 공격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러시아 등의 반대 주장에 밀려 NMD와 군축 모두를 추진하지 못했던 클린턴 행정부와 크게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NMD의 운영체계과 관련, 부시 대통령이 하루 빨리 전역 고고도 지역방위(THAAD) 시스템 등을 위한 각종 재원을 확정해야 한다면서 각종 요소들의 설치 시점과 일정을 제시했다.(표 참조) 헤리티지 재단이 제시한 NMD 구상은 우주 레이저 요격미사일이 설치되는 2010년 사실상 완료되는 것으로 돼 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NMD 체계를 예정대로 배치하기 위해 '단호하고 명료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부시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의회와 백악관에 'NMD 연락팀'을 구성하고 국무부, 국방부 등에 역할이 명확하게 분담된 전담팀을 운영, 여론을 등에 업고 강력하게 NMD를 추진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헤리티지 재단은 이와함께 미국의 국방력과 관련, 부족한 예산과 훈련 등으로 전력이 아주 약해졌다고 평가한 뒤 지속적이면서도 대폭적인 군비 증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딕 체니 미 부통령은 28일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를 추진하겠다고 거듭 천명했다.

체니 부통령은 이날 폭스 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이 미국의 NMD구상에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다른 국가들이 미국 안보와 관련된 문제를 우리에게 지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이어 체니 부통령은 "1972년 미국과 소련 사이에 체결된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은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국가와 맺은 협정이기 때문에 NMD 구상을 추진할 수 있도록 당연히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니 부통령은 "협정은 수정돼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더이상 그 협정을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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