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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적십자회담 첫날 / '新사고' 北태도 일단은 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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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적십자회담 첫날 / '新사고' 北태도 일단은 진일보

입력
2001.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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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시작된 3차 적십자회담에서 북측이 이미 원칙적인 합의를 이뤘던 시범적인 서신교환(300명) 및 생사확인(100명씩 2차례) 사업의 추진 일정에 합의해 옴으로써 회담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회담 첫날 남측 입장을 듣고는 자신들의 복안을 꺼내지도 않은 채 지루한 실랑이를 벌였던 종전의 북측 태도를 감안하면 진일보한 모습이다.

이는 최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드러나고 있는 개방적인 모습, '새로운 관점'을 모토로 하는 북한 내 신(新)사고 열풍이 대남 관계에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또 김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여건을 조성하고, 전력 협력문제 등 남북 현안을 원만히 풀어보려는 북측의 전략적 사고가 배어있는 듯하다.

이날 북측 태도가 어느 정도 진일보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향적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우선 북측은 지난해 12월 4차 장관급회담 등을 통해 합의하고 그간 미루었던 추진일정만을 확정했을 뿐이다.

남측이 회담 전 판문점 접촉을 통해 서신교환 일정 등에 관한 입장을 제시하고, 일정 확정을 재촉해온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특히 북한은 '시범적 수준'의 생사 및 주소 확인, 서신교환을 상당 규모로 확대하고 방문단 교환을 매년 4차례 정도로 정례화하자는 남측 제의에 대해 답변을 유보했다.

또 판문점에 면회소를 설치하자는 남측 제안에 대해 금강산을 대안으로 들고 나왔다.

이산가족 문제의 제도적 해결에 대해서도 지난해와 별 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일부 장기수와 이미 북송된 장기수들의 가족들을 송환해달라는 입장을 표명해와 마냥 회담 전망을 낙관할 수 없도록 했다.

추가 북송 요구를 이산 해결 속도 조절용으로 이용할 지 모른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다만 이날 전체회의에서 북측 대표단장인 김경락(金京落) 북적 중앙위 상무위원이 "인도주의 문제에서 많은 일을 해온 우리 적십자 단체들이 이번에도 많은 일을 할 것이고 커다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해 30일과 31일의 회담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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