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근ㆍ현대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유명작가의 전시작품이 사라져 미술관측이 애를 태우고 있다.특히 작품이 없어진 지 4년이 지났는데도 단순한 분실인지, 파손돼 없어진 것인지 도난당한 것인지 규명조차 하지 못한 상태여서 언론들은 프랑스 국립 미술관의 허술한 작품관리 체제를 연일 비판하고 있다.
행방이 묘연한 문제의 작품은 높이 3m, 무게가100kg 이나 되는 대형 입체상 . 프랑스 출신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여성 조형작가 니키 드 생팔르씨가 1964년에 제작한 '농촌여성'이란 제목의 조각으로 밝고 자유분방한 여성 '나나'를 연작으로 표현한 작품 중에서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다.
이 작품은 1996년 퐁피두 센터에서 전시된 뒤 창고에 보관돼 있었는데 퐁피두센터가 대대적인 수리끝에 재개관 한 지난 해 이후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퐁피두측은 작품의 크기로 보아 통째로 도난당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지난 27개월간에 걸친 대대적인 개ㆍ보수 작업으로 인해 어딘가에 섞여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해 3월 임명된 퐁피두 센터의 알프레드 파크망관장은 "현재 4만9,000점의 작품이 창고 속에 보관돼 있고 아직도 작품을 찾고 있는 만큼 분실이라는 단정적인 표현을 쓰기 어렵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퐁피두측은 현재 미국의 샌디에이고에 거주하고 있는 작가에게는 "전시회 후 작품을 정리하면서 나무 상자 속에 넣어 둔 것을 인부들이 빈 상자인 줄 알고 실수로 파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가는 이 같은 사실을 지난 19일 미국에서 발행되는 한 미술잡지에 폭로하면서 미술관측의 어이없는 실수를 개탄했다.
파리=이창민특파원 cm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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