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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정치 이사람에게 듣는다 /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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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정치 이사람에게 듣는다 / 노무현

입력
2001.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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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해양수산장관은 기자에게 "링컨 같이 존경 받는 대통령이 되는 게 꿈"이라고 말한다.노 장관이 링컨을 본보기로 꼽는 것은 '강력한 지도력에다 관용의 미덕까지 갖춘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취임 당시 남북 분리주의에 맞서 과감히 전쟁을 택했지만 막상 승리한 뒤에는 남부를 껴안는 관용의 정치로 미국정치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노 장관이 더욱 주목하는 것은 링컨의 리더십이다. 남북분단, 지역갈등, 계층대립 집단이기주의 만연 등 우리사회가 당면한 심각한 갈등요인을 풀어 갈 리더십의 전형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사람이 많은데 이중 열에 아홉은 박정희 시대를 떠올린다.

차기 대권주자 중에도 박정희 식 리더십을 말하는 이가 있는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강권적 리더십이 아니다. 대중적 신뢰와 민주적 절차에 뿌리박은 대중적 리더십이다." 노 장관은 현단계에서 우리사회의 정치ㆍ사회적 상황이 요구하는 리더십을 이같이 정리했다.

노 장관은 "지역감정 등 그릇된 여론에 편승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대권 도전을 포기하겠다"고 분명히 못을 박았다. 민주당 내 기반이 거의 없는 그로서는 당내 경선 통과가 절체절명의 과제이지만 그렇다고 개혁이라는 트레이드 마크를 팔지는 않겠다는 자기 다짐이다.

대선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수도권의 보궐선거를 활용하자는 참모들의 건의에 완강히 고개를 젓는 것도 이런 고집에서다. 노 장관은 다만 "부산이라면 또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나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노 장관은 15대 때는 물론 16대 총선에서도 서울 종로를 포기하고 부산출마를 고집, 비록 떨어졌지만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노 장관의 이 같은 고집이 두터운 비토 그룹을 키운것도 사실이다. 6개월째 장관직을 맡으며 행정경험을 쌓고있지만 차세대 리더라는 평가 못지 않게 "미덥지 않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노 장관은 "집사람이 무게를 잡고 권위를 좀 키우라고 충고하는데 잘 안 된다"고 말했다.

현역의원도 아닌데다 취약한 당내 입지는 대권으로 가는 관문인 당내 경선전망을 불투명하게 한다. 본인이나 참모들이 하나 같이 "당내 경선만 통과하면 본선은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당내 다른 주자들도 하는 말이다.

물론 이를 타개하기 위한 나름의 마스터 플랜이 없는것도 아니다. 7~8월까지는 장관직에 전념한 뒤 당에 복귀, 대국민 강연과 당내 활동을 통해 경선을 준비한다는 일정표다.

다소 막연한 계획이다.

"경선은 우선 당내 기존세력과 개혁세력 간의 대결로 시작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한화갑 김근태 정동영 최고위원 등 개혁성향의 차기 주자들과 힘을 합쳐 개혁적 인물이 여권후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꼭 내가 아니면 어떠냐."

노 장관의 이 말이 고도의 계산인지 아니면 꾸밈 없는 솔직함인지 궁금하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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