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 투자된 외국인자금 가운데 약 30억달러가 조세피난지역(Tax Heaven)에서 유입된 것으로 밝혀졌다.28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국내 직접투자액(신고액 기준)은 총 157억달러로 이중 출처확인이 어렵고 핫머니 성격이 강한 조세피난지역 자금이 19%(30억달러)에 달했다.
조세피난지역이란 사실상 세금이 없거나 매우 낮으며 가ㆍ차명거래가 보장된 곳으로, 많은 기업들이 조세회피나 자금세탁의 목적으로 유령회사(페이커 컴퍼니)를 세워놓고 자금거래를 하고 있다. 조세피난처는 전세계적으로 35개국이 있으며 바하마, 케이먼군도 등 대부분이 카리브해지역에 위치해 있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미국 등 선진국에선 국제적 불법거래 근절을 위해 조세피난지역에 대한 명단을 발표하고, 이 지역을 경유하는 투자자금에 대해선 신고를 의무화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조세피난지역에서 유입되는 자금이 모두 변칙자금은 아니지만, 단기차익을 노려 이동이 빈번한 핫머니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시장교란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국내자금이 외국자금으로 둔갑해 역(逆)투자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재경부는 이에 따라 내달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투명성이 없는 조세회피지역 명단을 발표하는 대로 이들 지역을 경유한 자금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세제혜택을 박탈하는 등 대응책을 강구할 방침이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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