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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李, 6개월만에 80분간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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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李, 6개월만에 80분간 만나

입력
2001.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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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이뤄진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오찬 회동은 안기부 선거자금 사건으로 두 사람이 함께 수세에 몰려있는 상황 탓인지 자연스럽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겨냥해 각을 세우는 자리가 됐다.김 전 대통령은 안기부 선거자금 사건에 대해 "나에 대한 (DJ의) 정치보복"이라며 "현 정권은 퇴임 후 3년간 나와 가까운 사람들의 뒷조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총재도 "현 정권이 야당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내면서 목을 죄고 있지만, 결국은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이 "대북문제를 급하게 하면 할수록 (이 정권은) 당황하게 될 것이고, 실수도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자 이 총재도 이에 동의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 "절대로 그렇게 못할 것"이라며 "국민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시간 20분 동안 계속된 회동 중간중간 김 전 대통령이 이 총재를 상대로 날을 세우는 바람에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김 전 대통령은 "특별한 현안도 없는데 영수회담을 자주 하는 것은 국민에게 좋지 못하게 비쳐질 것"이라며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고 이 총재의 대여 투쟁에 불만을 드러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인데, 사람은 의리가 있어야 한다"며 자신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온 이 총재를 겨냥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당을 지켜나갈 것"이라며 "당이 잘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비켜섰다.

이날 회동은 지난해 7월13일 이후 6개월만의 만남. 이 총재측 요청을 상도동측이 수용했다.

이 총재가 잠행 8일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공식행사로 상도동 방문을 택한 데 대해서는 해석이 구구하다. 이 총재는 신정 연휴 때 김 전대통령을 만나려했으나 안기부 선거자금 사건 등으로 정국이 꼬이자 이를 연기했었다.

이 총재의 상도동 방문은 앞으로 한나라당이 택할 안기부 선거자금 대응의 한 갈래를 보여주고 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이 회동 후 브리핑에서 "두 분은 안기부 자금이 신한국당에 흘러 들어와 정치자금으로 사용된 적이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는 말을 수 차례 강조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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