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의 역할을 대체할 거대한 기구(氣球)가 한반도 하늘에 오른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올해부터 성층권비행선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2007년까지 상공 20㎞에서 1개월이상 체공할 수 있는 길이 200㎙급 다목적 무인비행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앞서 2003년 고도 3㎞에 50㎙급 축소형비행선을 개발한다. 최근 산업자원부에 의해 차세대신기술개발사업으로 선정됐고 총 500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상공 15~50㎞의 성층권은 기상현상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비행체가 바람에 휩쓸려 다닐 염려가 없다.
성층권비행선은 모양새는 비행선이지만 쓰임새는 인공위성과 다를 바 없다. 환경오염감시 등 지상관측, 대류권의 기상관측, 통신중계 등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일정 궤도를 따라 움직이거나 정지위성의 경우 상공 3만6,000㎞에 떠있는 등 지상과 수백㎞ 떨어져있는 인공위성과 달리 성층권비행선은 언제나 한자리에 떠있고 지상과의 거리가 수십㎞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특정지역을 집중적으로 관측할 수 있고 인공위성처럼 해상도가 높은 카메라를 탑재할 필요도 없다.
항우연 무인기연구그룹장 염찬홍박사는 "성층권비행선은 수천억 원이 들어가는 인공위성보다 경제성이 뛰어나다"며 "특히 앞으로 수요가 급증할 휴대통신 중계는 인공위성보다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자원부도 2010년께 비행선통신기가 실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염박사는 "일본 미국 등도 성층권비행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빠르면 2004년께 일본에서 최초의 성층권비행선을 선보일 전망이다"며 "통신중계를 위해서는 비행선이 1년 이상 장기 체공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효율적인 에너지원과 제어기술 확보가 관건이고 성층권에 대한 연구도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