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최모(33ㆍ경영 컨설턴트)씨는 최근 서울 강남구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사거리에서 겪은 아찔한 순간을 잊을 수 없다.녹색신호등이 들어와 차를 출발시키자마자 옆에서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오는 트럭이 차량 앞부분을 스치고 지나갔던 것. 최씨는 "조금만 빨리 출발했더라도 충돌사고로 목숨까지 잃을 뻔 했다"고 진저리를 쳤다.
'정지하라'고 만들어진 황색신호등이 언제부터인가 우리 운전자들 사이에서 '빨리 달려라'는 재촉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황색등은 적색등의 전단계다. 따라서 이미 교차로에 진입한 차량은 신속히 빠져나가고 나머지 차량은 즉각 멈춰야하지만 '왕초보' 운전자들조차 이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
회사원 정모(29)씨는 "멀리 황색등이 보이면 조급한 마음으로 가속을 하는 차량이 태반"이라면서 "멈추고 싶어도 뒤차가 들이받을까 겁나 그냥 통과한다"고 토로했다.
경찰 관계자는 "황색등에 멈추는 습관만 정착하면 교차로 교통사고는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운전자들은 가속 신호등으로 잘못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내에서 신호위반으로 적발된 차량은 7만7,817대로 전년보다 18.8%나 증가했다.
강 훈기자
hoon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