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정국 장고가 계속되고 있다. 26일 출근할 예정이었던 이 총재는 이날 당사에 모습을 비치지 않았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이 총재가 좀 더 숙고할 것 같다"며 "29일 열리는 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연찬회 때 정국에 임하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대신 이 총재는 이날 외부에서 박관용(朴寬用) 서청원(徐淸源) 정재문(鄭在文) 의원 등 지도위원을 비롯, 당 안팎의 인사들과 조찬과 오찬 모임을 잇따라 가졌다. 또 저녁에는 당 3역 및 부총재단과 만찬을 함께 했다. 20일부터 시작된 엿새 동안의 칩거가 연락을 끊고 지낸 '혼자만의 시간'이었다면, 이날부터는 주위의 조언을 듣기 시작한 것이다.
이 총재와 오찬을 함께 한 한 지도위원은 "이 총재는 담담한 모습이었다. 당 주변에서 '결단' 운운 하는데 그런 것은 없는 것 같았다"며 "정도로 가면 되는 것 아니냐. 이 총재도 그런 것 같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지도위원은 "의원들이 피투성이가 된 탓인지 이 총재가 어느 한 쪽을 쉽게 택하지 못한 채 힘들어 하는 것 같았다"고 다소 상반된 느낌을 전했다. 그는 이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자민련을 교섭단체로 인정하는 문제는 고려치 않고 있는 듯한 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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