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 맞춰 25일 브라질에서 반세계화 회의인 세계사회포럼(WSF)이 개막됐다. 상파울루에서 남쪽으로 1,600㎞ 떨어진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개최된 이번 포럼에는 다보스 회의에 맞서 쿠바 프랑스 북한을 포함한 세계 100여개국에서 3,500여명의 정치인, 시민운동가들이 참가했다.이번 회의에서는 개발도상국의 부채, 아동학대, 페미니즘, 인종주의, 유전자 조작음식 등 세계화의 부정적인 영향을 다룬다.
회의를 주최한 브라질의 울리비우 두트라 리우 그란데 주지사는 개막연설에서 "사회포럼이 경제모델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선진국들의 세계화 추진에 대해 조직적으로 분노를 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관심을 끈 사람은 프랑스의 농민운동가 조제 보브. 지난 해 프랑스의 맥도널드 음식점을 습격하면서 반세계화의 상징이 된 그는 다보스 회의 초청을 거부하고 이 회의에 참석했다.
토지개혁에 관해 연설할 예정인 그는 "사회포럼은 본격적인 시민운동의 창조"라며 "오는 4월 캐나다의 퀘벡에서 열리는 미주 정상회담에서 강력한 저항운동을 벌이자"고 촉구했다.
보브의 주변에는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전 대통령 미망인 다니엘 미테랑과 수하르토 대통령 실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도네시아의 학생운동가 디타 사리 등이 자리를 잡았다.
프랑스 언론인 베르나르 카센 조직위원장은 "우리는 왜 여기에 있는가"라고 묻고 "그들과 다른 세계도 가능하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개최에 대해 브라질 정치권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브라질 노동당 지도자이면서 대통령 후보였던 루이스 이나치오 다 실바는 "이번 회의가 브라질에서 참여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
반면 사회민주당 출신으로 종속이론을 주창한 페르난도 헨리크 카르도주 브라질 대통령은 24일 "반세계화 극단주의자들은 18세기 산업혁명 당시 기계파괴운동을 벌인 러다이트와 유사하다"며 "하지만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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