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봉인 후지(富士ㆍ3,776m)산에서 마그마 활동과 관련된 듯한 저주파 지진이 지난해 가을 이후 크게 급증 관측 사상 최다를 기록함에 따라 일본 화산 전문가들이 긴장하고 있다.후지산의 저주파 지진에 대해 일본 기상청은 "지각변동이 발견되지 않아 곧바로 분화로 이어질 우려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화산 전문가들로 이뤄진 화산분화 예지 연락회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방재 강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2월 5일의 정기대회에서 분화 시나리오 등을 검토할 작업반 설치를 협의할 방침이라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6일 보도했다.
화산분화 예지 연락회가 후지산 분화의 시나리오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1974년 설치 이래 처음이다.
저주파 지진은 진동수가 보통 지진의 10분의 1정도로 적다. 정확한 인과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화산 분화 전후에 발생하는 예가 많아 심층 마그마 활동과 관계가 있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기상청 관측에 따르면 후지산 동북쪽 중턱의 지하 10~20km 부근을 진원으로 한 저주파 지진이 지난해 9월부터 크게 늘어나 10월에는 133회, 11월에는 222회, 12월에는 144회를 기록했다. 1월 들어서도 24일까지 40회 발생했다. 산꼭대기 관측소에 지진계가 설치된 87년 이래 많을 때에도 월 10회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해 말 예지 연락회 회원들과 방재 전문가들의 연구 모임에서 후지산이 화제가 됐으며 확실한 방재 태세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따라 예지 연락회는 심층부에서 마그마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보고 분화를 상정한 작업반 설치 등에 나설 방침이다.
작업반은 과거의 분화 형태를 검증, 어떤 형태의 분화를 상정할 수 있는지, 분화 예측이 현재의 관측 장치로 충분한지 등을 검토한다.
후지산은 781년 이래 모두 10차례 분화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1707년의 마지막 분화 당시에는 화산재가 등산로 입구인 고텐바(御殿場)에서 1m 정도, 100km 떨어진 에도(江戶ㆍ현재의 도쿄)에도 수cm 쌓인 것으로 기록돼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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