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전자음악계의 운동권."음악작업을 위해 몰려 있던 친구들에게 "가, 제발" 이라고 말하던 데서 착안해 그룹 이름으로 삼은 듀오 '가재발'. 이진원(31), 정유석(30)은 전문가들이 "국내 최고 수준" 으로 꼽는 테크노 아티스트이다.
"록이나 힙합 등 다른 장르에서는 얻을 수 없는 강한 사운드가 매력"(장유석), "장 미셀 자르의 말처럼 노이즈를 갖고 만드는 음악" 이라는 점을 테크노만의 매력으로 꼽는다.
'신바람 이박사' 와 '스페이스 환타지' 를 공동 작업해 이름을 알린 이들이 첫번째 앨범 'O.N.DA' 를 발표했다.
테크노가 "그저 시끄러운 시계 소리" 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이들의 음반을 통해 테크노가 세계 경쟁력을 갖춘 음악이라는 새로운 판단틀이 생길 법도 하다.
'오방덕 아줌마마마마마.'('오방')는 테크노의 본질을 가장 쉽게 설명하는 노래이다.
'아줌마' 의 '마' 자가 에코 식으로 계속 반복되면, 어느새 보컬과 기계음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상태' 가 발생한다. 바로 이런 아날로그 목소리와 디지털 사운드의 묘한 혼용이 바로 테크노이다.
"우리 노래는 어두운 회색에 가깝지만, 신나게 춤을 추기 위한 배경으로도 가능한 음악" 이라고 설명하는 가재발은 멜로디 라인이 살아있는 '오방' 'You Suck' 같은 대중적 사운드와 미국의 하드코어 그룹 '프로디지' 를 연상시키는 강력한 사운드의 '말해봐', 펑키한 비트의 'Compuless' 같은 본격 테크노로 진가를 발휘한다.
뉴욕의 IAR(institute Of Audio Research)에서 오디오 엔지니어링을 함께 공부한 두 사람은 각종 소리와 효과음을 모은 기성 샘플러를 사용하지 않고 아날로그 신시사이저로 소리를 만들어 낸다. 이렇게 해야 "뭔가 다른 소리"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국경없는 장르' 로 불리는 테크노의 특성은 이들에게 일본, 미국 등으로 진출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안에 일본과 미국에서 LP발매 (테크노음악은 클럽에서 '스크래칭' 등으로 변용하기 때문에 LP로 먼저 발매된다)및 공연을 추진중이다.
정유석(왼쪽), 이진원으로 구성된 '가재발'은 '전자 음악계의 운동권'을 자부하는 테크노 뮤지션이다.
박은주 기자
ju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