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세계 경제는 지각변동을 겪었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일으킨 정보혁명이 기존 판도를 뒤흔들면서 잘 나가던 대기업이 침몰하는가 하면, 새로운 강자가 떠오르고 있다.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급격한 변화의 회오리 바람이 불고 있다.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것인가.
21세기의 부는 어디서 나오는가를 알면 부자가 될 것이다. 기업은 번창할 것이고, 투자자는 돈을 벌 것이다. 적어도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질세계를 설명하는 물리학 법칙처럼 부의 창출 법칙이 있다면, 돈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해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한 몫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게 있을까.
프랜시스 매키너리와 션 화이트의 공저 '부의 이동'은 '21세기는 정보경제의 시대'라는 진단 아래 21세기에 승리하기 위한 경영과 투자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의 투자ㆍ자문 전문업체로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는 미국 노스 리버스 벤처스의 공동경영자인 두 사람은 풍부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네 가지 '정보의 철칙'을 제시하면서, 그에 따라 경영하고 투자할 것을 권유한다.
'값 싼 정보가 값 비싼 정보를 몰아낸다. 무질서는 항상 증폭된다. 수익은 항상 가장 규제가 적은 회사나 시장으로 흘러간다. 앞의 세 가지 법칙은 항상 동시에 모든 조직에 적용된다.
' 이대로 따르면 살고 어기면 죽을 것이라는 단언과 함께, 이 법칙에 비추어 여러 기업과 국가의 장래를 진단하고, 정보경제 시대에 승리할 수 있는 조직 혁신 방향도 말하고 있다.
매키너리와 션의 분석은 흥미롭다. 예컨대, 개방정책으로 한창 발전하고 있는 중국이 지금처럼 정보를 계속 통제한다면, 성장의 한계에 부닥치거나 대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아시아의 금융ㆍ정보 중심지로서 번영을 구가하고 있는 홍콩과 싱가포르도 기업과 소비자 사이의 중간유통단계가 점점 사라지는 추세를 감안할 때 현재와 같은 중개역할로는 장래를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
이 책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정보혁명의 속도를 따라잡고 앞서 나가는 법을 긴박한 호흡으로 전한다. 명쾌하고 단호한 주장이 '아차' 하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위기감을 자극한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거대한 변화가 어떤 미래로 나아가고 있는지,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있는지 알려준다.
고전경제학의 법칙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낯선 환경에 포위됐음을 깨닫고 당황하는 투자자나 경영자에게는 지도나 나침반처럼 느껴질 책이다.
프랜시스 매키너리ㆍ션 화이트 공저 거름 발행, 1만 5,000원.
오미환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