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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운보 김기창 화백의 他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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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운보 김기창 화백의 他界

입력
2001.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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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보 김기창 화백의 별세는 한국화단의 큰 손실이다. 운보는 이당 김은호 화백에게서 한국화의 전통을 전수받은 뒤 정진끝에 독자적인 화풍을 세웠다는 평을 받았다.특히 성화와 인물화 그리고 풍속화에 이어진 청록산수 바보산수 시리즈의 독특한 세계가 그의 그런 실험정신에서 태어난 것이다.

운보의 그림은 그래서 강렬한 느낌을 준다. 사실적인 묘사와 강렬한 색채로 화폭을 장악해서 예술가의 혼을 듬뿍 담아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화가 인생의 '영원한 스승'인 그의 어머니와 반려자였던 아내 우향 박래현을 향한 지극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운보는 청각장애를 극복한 인간승리의 표본이었다. 동시에 농아를 위한 복지사업에 아낌없는 후원자이기도 했다. 운보는 평생 화필을 놓지 않았던 다작의 명인이었다.

농아복지사업으로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몸을 아끼지 않았던 작품열도 타고난 예술혼과 창작열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화가는 그림으로 말한다는 귀감을 잘 전해주고 있다.

반면에 일제에 협력하는 그림을 그렸다고 시비 당하는 안타까운 시기도 있었다.

지난해 문단의 거목 황순원 서정주선생의 타계에 이어 또다시 연초 운보의 부음은 우리 모두에게 허탈함을 느끼게 한다. 시대가 전환하는 징표들을 목격하고 있는 까닭이다.

고통 속에 쌓아올린 독보적인 그림세계를 남기고 운보가 갔다. 지난해 말 제2차 이산가족 상봉때 꿈에도 그리던 월북한 동생 기만 화백과의 재회는 생전의 마지막 이벤트였다.

삼가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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