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단의 거목 운보(雲甫) 김기창 화백이 23일 오전 9시 35분 충북 청원군 내수읍 형동리 운보의 집에서 타계했다. 향년 88세. 1996년 뇌출혈로 쓰러진 후 투병생활을 해온 운보는 수차례의 입퇴원 끝에 이날 유명을 달리했다.7세 때 장티푸스로 청각을 잃은 운보는 16세 때 이당(以堂) 김은호 문하에서 그림수업을 시작했다.
선전에서 입상한 후 1937년부터 4차례 잇달아 특선을 차지해 27세 때 초대작가로 이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이후 관념산수 청록산수 바보산수 등 10년을 주기로 새로운 화풍을 선보이면서 한국화의 현대화ㆍ세계화를 이끌었다. 한국청각 장애인 복지회를 창설하고 강남구 역삼동에 청음회관을 설립하는 등 장애인 복지사업에도 앞장 섰다. 금관문화훈장, 국민훈장 모란장, 예술원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완(52ㆍ한국청각장애인복지회 회장 )씨와 딸 현(54ㆍ 미국거주) 선(49ㆍ미국거주) 영(45ㆍ수녀)씨 등 1남 3녀가 있다. 부인인 화가 우향 박래현씨는 76년 타계했다. 북한에는 동생 기만(72ㆍ공훈예술가)씨와 여동생이 있다.
빈소는 충북 청원군 운보의 집과 서울 삼성의료원에 동시에 마련됐다. 5일장으로, 장례식은 27일 오전 9시 명동 성당에서 예술인장(장례위원장 시인 구상)으로 치러진 후 운보의 집 뒷산에 아내 우향과 합장된다.
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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