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KSD 중소기업경영자 복지사업단이 정계에 거액의 뇌물을 뿌린 'KSD 스캔들'(본보 17일자 13면 보도)이 자민당과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 정권을 뒤흔들고 있다.자민당 최대 파벌인 하시모토(橋本)파의 '황태자'로 불리며 차세대 리더로 유력시됐던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의원이 23일 KSD 문제와 관련, 경제ㆍ재정 특명장관을 사임했다.
누카가 전 장관은 KSD측으로부터 5,000만엔의 정치자금을 받고 나중에 돌려주는 등 KSD와의 관계로 의혹을 샀다.
특히 관방부장관을 지내던 지난해 1월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총리의 국회연설 원고에 KSD가 추진하던 '모노즈쿠리(物作りㆍ물건만들기) 대학'의 설립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덧붙이는 데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청 조달본부가 통신 장비를 구입하면서 거액의 리베이트를 챙긴 사건으로 방위청장관을 사임한 바 있는 그의 또 한차례의 장관직 사임은 거의 재기불능의 정치적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사임 결정을 앞두고 하시모토파와 다른 파벌이 심각한 의견 충돌을 빚었으며 하시모토파 내부의 갈등이 두드러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자민당의 정국 운영에 불안 요소가 커졌다. 더욱이 지난해 4월 취임 이후 벌써 3명의 각료가 이런 저런 스캔들로 사임함으로써 임명권자인 모리 총리의 지도력에 대한 의문이 고조, 잠복했던 '모리 끌어내리기' 움직임이 활발해 질 가능성이 크다.
또 에토(江藤)ㆍ가메이파를 이끌고 있는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정조회장이 '모노즈쿠리 대학'에 대한 국고보조금 증액에 관여한 사실과 KSD 산하단체가 무라카미 마사쿠니(村上正邦) 전 참의원회장을 위해 5억2,000여만 엔의 당비를 대신 부담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KSD스캔들이 자민당 지도부로 번지고 있다.
KSD 관계자들은 전직 각료 여러명에게도 거액의 자금이 전달됐다고 밝히고 있어 사건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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