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교민사회에 진출, 총기까지 사용해가며 수년간 한국인 기업체와 교민들을 폭행ㆍ협박해 거액을 뜯어온 폭력조직이 무더기로 붙잡혔다.경찰청 외사과는 25일 과테말라에 진출해 교민 기업과 상인, 국내업체 현지 지사, 공관 등을 상대로 상습적으로 폭력과 공갈ㆍ협박을 일삼아온 기생 폭력조직 '서방파' 일당을 검거, 두목 고모(34)씨와 행동대장 이모(34)씨 등 4명을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행동대원 최모(26)씨 등 3명을 불구속입건했다.
또 이들을 배후에서 조종한 교민 정모(53)씨 등 2명은 총기불법소지 혐의로 현지 경찰이 조사중이다.
◆상습 폭행ㆍ협박에 교민사회 공포
두목 고씨 등은 1999년 5월부터 교민들이 운영하는 봉제ㆍ의류 제조ㆍ판매업체 40여군데를 수시로 찾아가 '보호비'나 '관계유지비' 명목으로 한번에 1,000~1만달러씩 총 21만여달러를 뜯어내고 낙찰계 회원들로부터 8만달러를 빼앗았다.
또 불법카지노와 '디플로메틱클럽' 등 술집 3군데를 운영하면서 교민 50여명에게 '멤버십 VIP카드'를 장당 3,000~5,000달러에 강매, 20만달러를 뜯어냈으며 카드 구매를 거부한 김모(47)씨 등 교민 5명을 집단폭행, 전치 8~12주의 중상을 입혔다.
이와 함께 지난해 2월 국내에서 직장을 다니던 조모(23ㆍ여)씨 등 5명에게 "여종업원으로 일하면 하루 20만~30만원씩 주고 낮에는 대학도 보내주겠다"고 현지로 유인, 여권을 빼앗고 업소에 감금하고 윤락을 시키기도 했다.
◆한인회장 선거개입ㆍ영사 협박
이들은 지난해 8월 제7대 한인회장 선거에서 권모씨를 당선시키기 위해 다른 후보 지지자들을 찾아가 협박ㆍ폭행하고 투표를 방해했으며, 11월 8대 한인회장 보궐선거에서는 후보자인 섬유산업회 회장 김모(53)씨가 자신들을 비난하자 회의장에 난입, 난동을 부렸다.
특히 이 자리에서 제지하는 주과테말라 대사관 이모 영사에게 "대사관 직원이라면 겁낼 줄 아느냐. 대사관보다 내가 힘이 더 세다"며 영사를 협박하고 회장선거 진행을 방해했다. 이들을 비난하는 기사를 게재한 교민신문 발행인 김모(43)씨도 폭행당해 중상을 입었다.
◆이들은 누구
고씨는 광주 애기파 행동대장 출신으로, 99년 2월 한인회장인 석모씨에게 대항하던 교민 정씨의 주선으로 현지로 건너간 뒤 국내 폭력배들을 잇따라 끌어들여 그해 5월 폭력조직을 결성했다.
이들은 우지기관단총과 리벌버권총 등으로 무장, 평온했던 교민사회에서 극도의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과테말라는 봉제ㆍ의류업체가 집중돼 있는 대표적인 대미 우회 수출기지로 현재 교민과 상사 직원 등 5,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조직원을 공급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국내 폭력조직과의 연계 부분도 조사중이다. 또 멕시코와 온두라스 등 중남미 일대 다른 지역 교민사회에 대해서도 실태파악에 나서는 한편 현지 사법당국 및 대사관측과 긴밀한 협조망을 구축, 기생조폭을 뿌리뽑을 방침이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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