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일본에서 온 손님들을 태우고 서울시내 관광에 나선 정모(38)씨는 낯 뜨거운 일을 경험했다. 앞 차에서 날아온 가래침이 조수석 유리창에 들러 붙었던 것. 얼굴이 일그러진 일본 초등학생 앞에서 정씨는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아직도 우리 도로에는 자동차 속에서 내버려진 껌이나 담배꽁초, 쓰레기 등이 들러붙거나 날아다니고 있다. 공공의 장소가 더럽혀지더라도 '내 차안은 깨끗이 한다'는 몰염치한 심리가 만들어낸 현상이다.
앞차에서 날아온 빵봉지가 쫙 펴지면서 창에 붙는 바람에 위기 일발의 순간을 겪었다는 택시기사 최모(32)씨는 "기저귀를 내던지는 엄마도 봤다"고 혀를 내둘렀다.
강남경찰서 정승호(鄭承鎬)교통과장은 "날아온 담배꽁초가 창문을 열어놓은 뒷차로 들어가 화재가 났던 적도 있었다"면서 "특히 고속 주행시 오물투기는 인명피해의 위험마저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지난해 12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 동안 실시한 특별단속중 침을 뱉거나 담배꽁초 등을 버리다 적발된 차량은 906대나 됐다.
오물을 버리는 사람일수록 차량 내부는 깔끔하고 화려하게 꾸며놓았더라는 게 단속 경찰관들의 전언이다. 이들에겐 모두 3만원짜리 스티커가 발부됐다.
강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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