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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아이들 무료진료 '사랑의 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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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아이들 무료진료 '사랑의 의술'

입력
2001.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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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살아가는 어린 생명이 아직 우리 주변엔 많습니다."수년간 전국의 무연고 장애아동 수용시설을 찾아 다니며 무료 심장질환 검사 및 수술을 하고 있는 한양대병원 소아심장내과 전문의 김남수(金南洙ㆍ46) 교수와 원무과 직원 김대희(金大熙ㆍ39)씨. 누가 시킨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큰 도움을 받지도 못하지만 이들은 요즘도 자비를 털어 전국을 누비고 있다.

1998년부터 최근까지 두 사람의 '관심'을 거쳐간 아이들만 해도 어림잡아 1,500여명. 이 가운데 20여명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가 무료 수술을 받고 새 생명을 얻었다.

"'의사가 되면 뜻있는 일을 하라'는 부모님 말씀이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 95년 르완다 의료봉사 시절 그곳 아이들의 비참한 모습과 97년 호주 유학당시 선진국의 의료복지망을 보고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마침 김대희 선생의 아들이 내게 심장수술을 받은 계기로 먼저 제의했고 그때부터 함께 힘을 모았습니다."

김대희씨가 장애아 수용시설과 연락을 하면 김 교수는 휴대용 심전도 기계 등 장비를 싣고 한달에 한번 장애아 학교, 고아원 등을 찾는다. 스스로 이동조차 할 수 없는 중증이 대부분이어서 비장애 아동에 비해 10배는 더 힘들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혹시 앓고 있을지 모를 병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선천적 장애로 얼굴에 쉼없이 침을 뱉어대는 아이도 있었고 수술후 심장박동기가 몸에 맞지 않아 수없이 응급실에 실려오던 아이도 있었다.

김 교수는 지난해 초 암을 앓았다. 위암의 일종인 임파종을 겪으면서도 외래 진료는 멈추지 않았지만 2년여동안 계속해 온 무료진료는 불가피하게 쉴 수 밖에 없었다.

"죽음의 공포를 겪고 나니 아이들에 대한 애착이 더욱 강해지더군요."

두 사람은 새해부터 장애시설 방문 횟수를 월 2회로 늘리고 수술 후에도 보호자가 없는 아이들을 위해 자원봉사자 모집에도 힘쓸 계획이다. 또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선천성 심장질환의 원인을 찾기 위해 사람과 심장 구조가 비슷한 병아리 배양을 통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전국을 다 돌자면 10년 이상 걸릴 겁니다. 하지만 소외된 아이들에게 사랑을 나눠주는 기쁨이 있는 한 힘닿는 데까지 멈추지 않을 생각입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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