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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방중 행적과 말 / "上海는 黃浦강 빼고 다 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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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방중 행적과 말 / "上海는 黃浦강 빼고 다 변해"

입력
2001.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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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했던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상하이(上海)를 시찰하면서 시 전체가 천지 개벽을 할 정도의 변화가 일어난 것 같다며 놀랐으며 중국의 개혁ㆍ개방에 찬사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이 같은 사실은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류훙차이(劉洪才) 제 2국장이 21일 주중 한국대사관 이규형(李揆亨) 공사에게 50분간에 걸쳐 김 위원장의 방중 행적을 브리핑하면서 밝혀졌다.

김 위원장은 "18년만에 상하이를 다시 방문했는데 변하지 않은 곳은 황푸(黃浦)강밖에 없다"면서 "중국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며 감탄했다는 것이다.

劉 국장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자신이 머물렀던 호텔 옆의 국제컨벤션센터가 11개월만에 완공되었다는 설명을 중국측으로부터 듣고 수행원들을 보며 "너희들도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순챠오(孫橋)현대농업개발구를 보면서 "북한에서는 이런 시도들을 할 때마다 모두 실패했으나 중국은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일 장쩌민(江澤민) 중국 국가주석과의 단독 정상회담에서 "남한과의 관계를 진전시키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히면서 "남북 공동성언을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새로 출범한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에도 상당한 관심을 표명했다.

劉 국장은 김 위원장 일행이 15일 오전 단둥(丹東)에서 공산당 대외연락부 왕자루이(王家瑞) 부부장의 영접을 받으며 중국 방문일정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특별열차편으로 이날 오후 베이징(北京)에 도착해 다이빙궈(戴秉國) 대외연락부장의 영접을 받고 바로 상하이로 갔다.

戴 부장은 김 위원장을 줄곧 수행했다. 김 위원장은 16일 상하이에 도착해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영접을 받았고 朱 총리가 국제 컨벤션센터에서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17일 상하이 도시계획전시관, 제너럴모터스(GM) 자동차 공장, 화훙(華虹)NEC 전자유한회사, 상하이 벨 유한공사 등을 둘러보았다.

17일 오전까지 朱 총리가 동행했다.

이어 19일까지 황쥐(黃菊) 상하이시 당서기가 수행하여 푸둥(浦東)행정구 청사 및 푸둥 소프트웨어 지구, 바오산(寶山)철강, 장장(張江)하이테크단지, 상하이 대극장, 국가 인간게놈 연구센터, 순챠오 현대농업구를 둘러보았으며 직접 지하철을 타기도 했고 일반 시민들의 주택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19일 밤 상하이를 출발해 20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해 인민대회당에서 江 국가주석과 2시간동안 회담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江 주석 주최 만찬에 참석했으며 오후 8시30분 베이징역을 떠나 평양으로 출발했다.

江 주석의 김 위원장 환영 만찬에는 후진타오(胡錦濤) 부주석, 웨이지안싱(尉健行) 정치국 상무위원, 첸지천(錢其琛)ㆍ웬지아보(溫家寶) 국무원 부총리, 루오간(羅幹) 정치국 위원, 젱칭홍(曾慶紅) 당 중앙위 조직부장,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부장 등 중국 고위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왜 김정일 파격 환대했을까

중국 정부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이번 방문에 온갖 배려를 아끼지 않았고 매우 흡족한 표정이다.

과거 중국을 "수정주의 노선을 가고 있다"고 비난하던 북한이 "중국의 개혁ㆍ개방 노선이 옳다"고 인정하고 따라 배우겠다고 찾아온 것이 우선 흐뭇하다.

북한이 개혁ㆍ개방으로 나가고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가 정착한다면 북한과 국경을 접한 동북(東北)지방에 대한 안보상 우려가 사라진다.

중국은 사실 북한체제의 붕괴, 폭동 등으로 인한 난민유입과 동북아 세력균형의 파괴를 염려하며 대비해 왔다.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는 중국의 현재 지상목표인 대만통일과도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또 김 위원장의 상하이(上海)방문으로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에 이은 중국 제 3세대 영도자인 장쩌민(江澤民) 주석과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치적을 과시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상하이의 하이테크 산업단지와 금융 센터는 江 주석과 朱 총리가 각각 시당 총서기와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설계를 마련해 발전시킨 치적이다.

김 위원장의 상하이 방문을 朱 총리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이틀씩이나 따라다니면서 직접 안내한 것은 김 위원장의 '배우겠다'는 열의에 감명하기도 했지만 이런 선전효과를 노린 면도 있다.

그러나 중국의 김 위원장 예우와 북한 끌어안기에는 보다 큰 전략적 이해가 깔려있다고 보아야 한다. 마오쩌둥 시대 북한은 자본주의 세력으로부터 중국 사회주의를 보호해주는 완충지대였다.

중소 분쟁기에는 반소 연합의 일원으로 북한을 잡아두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이기도 했다. 중소 관계 정상화, 소련과 동구권 붕괴, 중국의 개혁ㆍ개방, 김일성(金日成) 사망 등 정세가 아무리 변해도 중국에게 북한은 중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필요한 동맹국인 점에 변함이 없다.

특히 중국과 북한에 힘을 바탕으로 한 압박전술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느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등장은 다시한번 양국이 밀착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중국은 북한을 개혁ㆍ개방으로 이끌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을 주도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 뿐이라는 영향력을 미국에 과시하고 있는 듯 하다. 이는 한국에 대 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김정일 上海극찬등 北방송 상세히 보도북한 방송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20일 밤 10시 중국의 공식발표에 맞춰 보도한 후 21일 오전 6시 첫 방송부터 매시간 김 국방위원장의 방중 소식과 성과를 내보냈다.

중국 외교부는 "김 위원장이 중국의 개방ㆍ개혁 정책이 옳았다고 말했다"고 밝혔으나 북한 방송들은 이 부분은 보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상하이(上海)의 발전상에 대해서는 "이는 천지개벽으로, 중국 역사에 남을 위대한 창조물이며 중국 인민의 재능과 힘의 과시다"라는 김 위원장의 극찬을 여과 없이 소개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방중 수행단 분석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방중 수행단은 경제와 대미외교에 초점이 맞춰졌다. 공식 수행원으로는 김영춘(金英春ㆍ군 총참모장) 연형묵(延亨默ㆍ국방위원) 김국태(金國泰ㆍ노동당 간부담당 비서) 정하철(鄭夏哲ㆍ노동당 선전선동부장) 강석주(姜錫柱ㆍ외무성 제1부상) 김양건(金養建ㆍ당 국제부장) 박송봉(朴松奉ㆍ당중앙위 제1부부장) 현철해(玄哲海ㆍ군 대장) 박재경(朴在慶ㆍ〃) 등이 포함됐다.

관측통들은 이들 중 핵심멤버로 연형묵 강석주 정하철 박송봉을 꼽는다.

정무원 총리등을 지내며 수십년간 경제부문에 종사했던 연형묵과 군수공업을 관장하고 있는 박송봉은 벌써부터 '중용'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대미외교를 관장하는 강석주의 역할도 눈여겨봐야 할 것 같다. 강석주는 부시 미 행정부 출범 후 복잡하게 전개될 대미 외교정책을 중국과 조율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하철은 방중 성과를 북한 전역으로 전파하는 작업을 수행할 인물이다.

중국식 개방ㆍ개혁 정책이 북한에서 실현된다면 주민들이 무리없이 이를 수용할 수 있도록 사전 작업을 해야 할 위치에 있다.

지난해 제1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됐던 김 국방위원장의 방중에 동행했던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비서는 이번 북중 정상회담의 주 의제가 남북문제가 아닌 점을 감안,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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