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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눈앞…외국인주주 '모시기'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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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눈앞…외국인주주 '모시기'경쟁

입력
2001.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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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해당 기업들과 시민단체들이 외국인 주주들을 우호지분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삼성전자와 포철, SK텔레콤 등 국내 대표기업들은 지분 50%안팎을 소유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가들이 이번 주총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사전 IR(기업설명회)을 개최하는 등 '러브콜'을 잇따라 보내고 있다.

이에 맞서 소액주주 운동을 벌이고 있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국내 대기업의 소유구조 개선과 투명경영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외국인 주주를 상대로 의결권 끌어들이기 공세를 펼치는 등 맞불작전을 준비중이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과 최도석 부사장은 25일 해외 IR팀 1개조씩을 이끌고 유럽과 동남아 등을 순회하며 해외투자가들을 대상으로 34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작년 실적을 알리고 올해 사업계획에 대해 설명하는 이벤트를 갖는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을 충분히 알리고 경영투명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경영진에 대한 신뢰를 쌓고 의결권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도 장하성 경제민주위원회 위원장(고려대 교수)을 중심으로 이달 초부터 영국 프랑스 스위스 독일 네달란드 등 유럽 각국의 삼성전자 투자자들을 만나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외국인 주주의 의결권 위임을 요청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소액주주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을 반드시 관철키로 한 참여연대는 북미지역에서도 세력 확장에 나서는 한편 "외국인들과 함께 이건희 회장의 장남 재용씨의 편법상속과 삼성차 부채처리 문제 등을 집중 공격할 계획"이라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포항제철도 최근 외국인 지분이 51%를 넘어선 점을 감안, 해외 투자가에 대한 홍보와 IR 활동을 한층 강화키로 하고 내달 12일 'CEO(최고경영자) 포럼'을 뉴욕에서 개최한다.

포철 관계자는 "국내 투자가와 외국인 투자가에게 균등한 시간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지난 해부터 회사 경영활동 내용을 국내ㆍ외 증시에서 동시에 공시하고 최고 경영진이 직접 투자가를 방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지분이 49%로 높아진 SK텔레콤도 내달 초 외국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적발표회를 갖기로 하는 등 3월 주총을 앞두고 '주주관리'에 들어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해 50만원 안팎이던 주가가 반토막 난 만큼 외국인 주주와 소액주주들이 NTT와의 제휴문제와 주가관리, 경영 투명성 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며 "해외로드쇼 등을 통해 실적을 적극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가의 경우 해당 회사에 위임장을 써주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국내에 있는 대리인에게 지시해 지분권을 행사토록 한다"면서 "기업 구조조정과 지배구조 개선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올 주총에선 외국인 투자자들을 우호세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경쟁이 불을 뿜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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