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에 걸린 어머니(40)와 함께 사는 정모(16ㆍ서울 강서구 가양동ㆍG중3)군은 설 연휴만 생각하면 걱정이다.남동생(14ㆍG중1)은 벌써부터 떡국 타령이지만 어머니는 몸이 불편해 떡국을 끓일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평소엔 구청에서 지급한 식권으로 밥을 사먹을 수 있었지만 설 연휴기간에는 급식 지정 식당도 모두 쉬어 이마저도 불가능해진다.
정군 형제와 같은 결식아동들에게는 이번 설 연휴도 춥고 배고픈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호자는 있지만 질병이나 가출로 제때 끼니도 때우지 못해 급식지원을 받고 있는 결식아동은 서울 3,563명 등 전국적으로 16만4,0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학기중에는 학교(점심)와 해당 자치단체(저녁)에서, 방학이 되면 점심 저녁 모두 자치단체에서 지원한다.
지원방법은 사회복지관에서 밑반찬을 만들어 배달해주고 밥은 직접 지어 먹게 하거나, 도시락업체와 계약해 도시락을 배달해주기도 하며, 식권을 주어 식당에서 밥을 먹게 하는 등 다양하다. 일부 자치단체는 종교단체 등을 통해 지원하기도 한다.
문제는 설 연휴기간에는 사회복지관과 도시락업체, 식당 등이 모두 휴무여서 급식이 중단된다는 데 있다.
형식상 부모가 있는 결식아동은 부모가 없기 때문에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돼 현금을 지원받거나 친지 또는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소년소녀가장에 비해 사정이 더 나쁜 것이다.
서울시는 이에 따라 보호자와 함께 보낼 수 있는 결식아동들은 쌀과 떡살, 라면 등을 현물로 지원하고 사실상 보호자가 없거나 취사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지역 여성단체 등과 연계, 직접 떡국을 끓여주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자치구에 지시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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