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장병과 의경들이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백혈병 환자들에게 '릴레이 헌혈'을 하고 있어 훈훈한 화제다.육군 필승부대(부대장 원장환 소장)는 지난해 10월 부대 인근에 사는 임재석(38ㆍ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씨로부터 "딸(4)이 백혈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고 있으니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 부대 장병 10여명이 선뜻 헌혈을 자청했고, 적합 판정을 받은 김현진(25) 상병 등 6명이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찾아가 혈소판 헌혈을 계속 하고 있다. 임씨의 딸 수연양은 현재 이들의 도움으로 고비를 넘기고 병세가 크게 호전됐다.
김상병은 "우리 주변에 이렇게 백혈병 환자가 많은지 미처 몰랐다"며 "꺼져 가는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작정 검사에 응했는데 지금은 건강이 호전되고 있는 수연이만 보면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수연양의 회복에 힘입어 이부대의 또다른 장병 10명과 고양경찰서(서장 박윤영) 의경 18명도 지난해말부터 혈액암으로 이식수술을 받은 주효윤(34ㆍ덕양구 도내동)씨에게 8차례 혈소판을 헌혈했다. 주씨도 수연 양과 마찬가지로 이달초 일단 병원에서 퇴원할 정도로 병세가 나아졌다.
또다른 장병 10명은 인터넷 등에 올려진 글을 보고 만성 재생불량성 빈혈로 고생하고 있는 서준상(22)씨에게 헌혈을 하고 있으며, 골수 이형성증에 걸린 정종호(27)씨에게 헌혈하기 위해 장병 20여명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근 육군 백마부대 장병들도 백혈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는 지역 주민들에게 혈소판 성분헌혈을 약속했다.
필승부대 원 소장은 "장병들이 고통받는 어려운 처지의 주민들을 도우면서 전우애가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며 "장병들의 정성이 환자들의 치료에 도움이 돼 하루빨리 밝은 모습을 되찾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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