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까지 드라이버샷, 아이언샷, 퍼팅 감각까지 절정이던 김미현(24ㆍⓝ016)도 시속 32㎞를 웃도는 강한 바람이 몰아친 코스환경에 적잖이 당황했다.첫 날 단독선두로 나섰던 김미현이 20일(이하 한국시간)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스트랜드GC(파72)에서 벌어진 미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바루메모리얼(총상금 100만달러) 2라운드서 버디4개를 잡고도 더블보기1개를 기록, 2언더파70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134타가 되면서 2위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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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 강풍'에 김미현 울고 구스타프손 웃고
단독선두는 이글1개와 버디6개를 보태며 데일리베스트인 8언더파 64타를 몰아친 스웨덴의 소피 구스타프손(28). 합계 12언더파 132타로 김미현에 2타 앞서 있다. 3라운드를 구스타프손과 짝을 이뤄 21일 오전3시 1번홀부터 출발한 김미현은 "쫓기는 것 보다 쫓아가는 게 더 낫다"며 우승에 대한 집념을 드러냈다.
10번홀서 시작한 김미현은 11번홀(457야드)과 12번홀(471야드)서 거푸 버디를 잡아내며 1라운드 포함, 파5홀에서만 6홀 연속 버디행진을 펼쳤다. 또 파3의 15번홀(160야드)을 버디로 마무리, 단독선두를 질주하던 김미현은 후반 첫 홀인 1번홀(파5ㆍ479야드)서 더블보기로 무너지며 선두자리를 내줬다.
결국 김미현은 5번홀서 버디1개를 간신히 보태 선두와의 간격을 2타차로 줄이는데 만족해야 했다.
박지은(22)도 전반9홀서 3㎙ 안팎의 퍼팅을 모두 성공시키며 버디 3개를 잡는 등 일찌감치 톱 10진입에 대한 파란불을 밝혔다. 하지만 후반9홀서 더블보기1개, 보기2개, 버디 1개로 컨디션이 들쭉날쭉하는 등 이븐파에 그쳐 합계 4언더파 140타로 공동23위에 머물렀다.
장 정(21ㆍ지누스, 공동80위) 하난경(30,공동128위) 펄 신(34,공동130위)은 컷오프 탈락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강풍 때문에 클럽선택에 애를 먹었다."(김미현), "나는 원래 거센 바람을 즐기는 편이다." (구스타프손)
스바루메모리얼 2라운드를 끝낸 뒤 치열한 선두다툼을 펼친 김미현과 소피 구스타프손의 소감은 이처럼 너무도 달랐다.
1997년 고든 루이스가 설계한 스트랜드GC(파72ㆍ6328야드)는 10번홀부터 18번홀까지 페어웨이가 비교적 넓은 편이라 코스공략이 그렇게 까다롭지 않다. 문제는 시속 30㎞를 웃도는 바람이 심심찮게 골퍼들을 괴롭힌다는 점.
1라운드 때는 필드가 고요하리만큼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덕분에 132명 참가자 가운데 무려 103명이 파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2라운드 첫 티오프 시작과 함께 거센 바람이 몰려왔다. 특히 오후 들어 바람은 더욱 심해졌고 갑자기 방향이 바뀌는 등 변덕스럽기까지 했다.
최상의 컨디션에도 불구, 조심스런 코스공략으로 2라운드 전반 9홀을 버디 3개로 끝낸 김미현은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었다. 하지만 파5의 1번홀(479야드). 바람이 거세게 불 것을 예상, 페어웨이 오른쪽을 겨냥하고 드라이버샷을 날렸다.
하지만 바람이 잠잠해지면서 볼은 오른쪽으로 크게 꺾여 러프로 빠졌다. 세컨샷마저 나무를 맞고 돌틈에 낀 김미현은 1벌타 뒤 겨우 4온에 성공했다. 이어 8㎙거리에서 3퍼팅, 더블보기로 마감했다. 경기후 김미현은 "1번홀서 집중력을 갑자기 잃었다"며 아쉬워했다.
반면 구스타프손은 바람의 방해를 받고도 11번홀(파5ㆍ457야드)에서 드라이버, 8번아이언에 이어 3.6㎙퍼팅을 성공시키며 이글을 낚았다. 지난해 칙필에이챔피언십서 LPGA 데뷔 첫승과 브리티시오픈서 통산 2승째를 거둘 때도 모두 바람을 잘 극복했다.
따라서 남은 3,4라운드의 결과는 실력못지 않게 바람을 얼마나 잘 다스리느냐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정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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