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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정치 이사람에게 듣는다 / 박상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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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정치 이사람에게 듣는다 / 박상천

입력
2001.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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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비전 검증받겠다""여권에서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 중 나보다 나은 사람이 있다면 주저 없이 그를 지지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그럴만 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에게 여권의 대권주자들에 대한 평을 청했더니 즉각 이런 답이 돌아왔다. 직선적인 말투에서는 항상 그렇지만 자신에 대한 믿음이 묻어난다.

박 최고위원은 "올해는 13년 정치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의욕을 감추지 않는다. "대선후보 경선 출마 여부를 검증 받고 결정하는 해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트레이드마크처럼 따라 다닌 'DJ의 참모' 이미지를 벗고 정치리더로서 자신을 각인시켜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정국의 고비에서 '인기발언'보다는 해법이 담긴 '이론'을 제시하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다.

의원 이적 문제에 대해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었고 협상을 더 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일단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곧 "집권당이 이같은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를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고 균형을 잡았다. 정국 안정을 위해 한나라당과의 협력에 무게를 두면서도 "야당으로부터 진정한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수적 우위가 확보되는 'DJP공조'의 안전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법무부 장관 출신답게 안기부 선거자금 사건에 대해선 강경론자이고 논리도 간명하다. "국가 예산을 횡령한 사람들을 처벌 안 하는 나라가 지구상에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여야 일각의 개헌론에 대해선 "정ㆍ부통령제는 지역갈등 해소에 도움이 되겠지만 대통령 중임제에 대해선 좀 더 생각해 봐야한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이 출마할 경우 우리 풍토에서 공정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박 최고위원이 주장하는 대권전략은 '능력검증론'이라는 간접화법이다. 세 차례의 원내총무와 국민의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낸 경력을 자산으로 활용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는 자신을 가로 막는 '호남주자 배제론'을 깨뜨리기 위한 무기로 활용 될수도있다.

그는 "대권주자가 되기 위해선 우선 한국을 21세기의 선진국으로 만들 수 있는 비전과 능력을 가져야 하고, 출신지 등 당선의 용이함은 다음 조건"이라고 잘라 말했다.

나아가 "호남후보를 배제하고 다른 지역 출신 후보를 낸다고 영남 표가 온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지역갈등은 극복의 대상"이라고 정리했다. 그러나 호남 배제론을 논리로 격파하더라도 호남 출신의 동교동 대표주자인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과의 경쟁이 남아 있다.

그래서인지 동교동 직계 중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 측과 정서적으로 닿아 있고, 경선 1위를 한 한 최고위원에 대해선 견제심리 가 엿보인다. 박 최고위원은 한 최고위원에 비해 '세(勢)가 약한 것 아니냐'는 대목에 이르자 목소리가 단호해 졌다.

"경선 때 한 위원의 세는 '동교동' 이라는 대통령이 만들어 놓은 힘을 빌린 것이지 자신의 세력이 아니다. 민주당의 핵심 세력들은 나를 동지라고 생각한다"는 주장이다. 당내 경쟁력에 대해선 "나에겐 의리로 뭉쳐진 헌신적인 조직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스스로의 자신감과는 별도로 정치 지도자로서의 대중성과 리더십 확보가 그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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