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시즌 연봉조정액을 교환하는 19일(한국시간) 1년 단기계약으로는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액인 기본연봉 990만달러(약 127억원)로 계약, '천만장자'가 된 박찬호(28ㆍLA 다저스)는 상기된 표정이 역력했다.박찬호는 이날 계약직후 인터뷰에서 "만족한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해 팀을 월드시리즈에 올려놓는 것뿐이다"고 감격해 했다.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올라선 1996년 연봉 12만4,000달러로 시작했던 박찬호는 불과 5년만에 1,000만달러에 육박, 케빈 브라운, 페드로 마르티네스 등 메이저리그 초특급투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투수로 성장했다.
빅리그 최고투수로 일컬어지는 페드로 마르티네스(보스턴 레드삭스)가 박찬호와 같은 5년차때인 98년에 연봉 841만달러에 계약한 것만 봐도 박찬호의 위상과 초고속성장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사이영상, 골든글로브(이상 25만달러) 등 각종 상을 수상하거나 리그 최우수선수나 올스타에 선정될 경우 5만~25만달러씩 최대 120만달러의 보너스를 받기로 옵션도 맺어 박찬호는 1년 단기계약으로는 사상 초유의 1,000만달러 연봉을 기록할 수도 있다.
특히 박찬호는 내년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게 돼 지난 시즌(18승10패)과 같은 성적을 유지할 경우 메이저리그 연봉랭킹 5위권에 해당하는 1,500만달러이상을 받게 될 것이 확실시 돼 연봉 초고속 비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990만달러 연봉계약은 또한 다저스가 '코리안특급'의 위상과 입지를 재확인한 것으로도 평가된다. 박찬호와 입단동기로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획득한 대런 드라이포트(28ㆍ12승9패)는 5년간 5,500만달러에 계약했으나 올시즌 연봉은 940만달러로 박찬호보다 적다.
한마디로 1선발 케빈 브라운의 뒤를 받치는 2선발로서의 예우를 한 것이다. 물론 박찬호측은 1,000만달러 이상을 생각했으나 빨리 올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합리적인 선에서 양보한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는 "다저스구단의 인정을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 시즌을 위해 빨리 계약을 끝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다행"이라며 올 시즌 전력투구를 다짐했고 말론 단장도 "마찰없이 계약을 끝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7일 한국에서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와 팀 자율훈련에 참가중인 박찬호는 2월1일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 합류, 2001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찬호연봉 '2보 전진위한 1보후퇴'
1년에 990만달러. 은근히 연봉 1,000만 달러 이상을 기대했던 팬들로서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 액수지만 박찬호로서는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했을 뿐이다.
사실 올 겨울 LA다저스의 최대과제는 '영건' 박찬호와 대런 드라이포트를 붙잡는 것. 다저스는 당장 자유계약신분(FA)으로 풀린 동기생 대런 드라이포트를 장기계약(5년동안 5,500만달러)으로 붙잡았다.
박찬호는 1년 뒤에야 FA자격을 얻지만 투수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메이저리그 형편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몸값을 고려할 때 훨씬 더 유리할 수도 있다. 이미 스포츠전문 사이트 스포츠라인은 이미 박찬호의 지난해 연봉 385만 달러가 80만달러 이상 저평가된 것이라고 감정한 적이 있다.
따라서 올 시즌후 1년 기준으로 최소 1,500만달러 이상에서 10년 계약을 할 경우 2억 달러(2,560억원)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단 박찬호가 올해처럼 18승 가까이를 거두면서 제2선발 투수역할을 확실히 해내면 가능한 얘기다. 이럴 경우 메이저리그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특급투수가 될 수 있다.
또 가장 협상력이 뛰어난 슈퍼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박찬호의 뒤를 돌보고 있다. 보라스는 3년전 "천재유격수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박찬호 단 2명이 연봉 2,0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선수다"라고 장담했다.
이미 로드리게스를 2억5,200만달러의 사나이로 만든 그가 박찬호를 어떻게 대접할지 벌써부터 관심을 끈다.
/정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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