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기업대출과 저신용등급 회사채 발행 물량이 급증하는 등 자금시장 악순환고리가 풀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한국은행이 19일 내놓은 '최근 금융시장 동향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12월 무려 3조9,620억원의 대출금을 기업으로부터 회수했으나 올들어 15일 현재 2조4,916억원을 신규 대출했으며 회사채와 기업어음(CP)도 순상환에서 순발행으로 반전됐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의 경우 회사채ㆍCP 발행액보다 상환액이 10조원이나 많은 순상환 상태였으나, 올들어 15일 현재 회사채는 4,934억원, CP는 4조6,762억원이 순발행됐다"고 말했다.
금융기관들이 만기 회사채를 다시 발행해주는 '회사채 차환율'도 폭등하고 있다.
BBB등급 회사채의 경우 차환율이 지난해 10월 21.4%, 11월 7.9%, 12월 20.0%에 불과했으나 이달 들어 67%까지 급등했다.
또 새로 발행되는 CP 가운데 BBB등급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10~12월 15%선에서 이달에는 19.3%로 높아졌다.
한은은 어음부도율도 지난해 11월 0.63%에서 12월에는 0.27%로 급락했으며 이달도 매우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시장 활성화 현상은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강화돼서라기 보다는 '회사채 신속 인수정책'등 정부의 적극적 시장 개입에 따른 것인 만큼 기업들이 보다 강력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시장은 다시 경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높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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