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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정치 이사람에게 듣는다 / 김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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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정치 이사람에게 듣는다 / 김덕룡

입력
2001.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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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은 당내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박히다가 이회창총재의 집권 가능성을 묻자 "우리 당이 언제 이총재를 대선 후보로 뽑았느냐"고 되물었다.지난해 총선 후 당을 장악한 이 총재를 '부동의 대선 후보'로 여기고 있는 당내 분위기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말이자 차기 대권후보 도전에 대한 강력한 의사표시다.

김의원은 내친김에 "이총재가 지금과 같은 정치 스타일을 바꾸지 않으면 대통령이 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가 지적한 이 총재의 결격사유는 '지역 구도를 기반으로 한 정치'와 '1인 독주의 정당운영'등 2가지. 김의원은 "무조건 정권만 되찾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무책임한 정치를 해선 안된다"며 "다음 대선마저 지역대결 구도로 간다면 나라가 불행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주류를 인정하지 않는 야당이 어디에 있느냐"며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하는 정당이라면 국민도 외면할 것"이라고 이 총재의 독선적인 당운영방식을 비판했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떠도는 탈당설과 관련, "이 당을 누가 만들었는데..."라며 펄쩍 뛰었다.

김의원은 "나는 이 당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며, 이 총재가 얼마 전 내 후원회에서 나를 (한나라당의) '파운딩 파더(창설자)'로 불렀던 사실을 기억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의원이 줄기차게 제기해온 '4년 중임.정부통령제 개헌론'은 여권 일각의 목소리와 같아 탈당설의 진원지가 됐다.

하지만 그는 "여권의 정계개편 음모'람 반대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단론으로 결정된 바 없는 총재 개인의 생각이고, 지난해 뉴밀레니엄위원회에서 이미 개헌론이 거론됐다"고 반박했다.

1995년 지방선거 때 신한국당 사무총장이었던 김의원은 검찰의 안기부 선거자금 사건 수사와 관련해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검찰이 지방선거 당시 신한국당으로 200여억원의 안기부 자금이 흘러 들어갔다고 보고 있기 대문이다.

김의원은 그러나 "안기부로부터는 단 한푼도 받은 적 없다"고 못박고 "과거 정치자금을 수사해 흘리기 식으로 야당의원들을 흠집내선 안된다"고 비난했다.

김의원은 "지금처럼 여야가 죽기살기로 싸우는 것은 지역 패권론을 앞세운 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총재 사이의 불신과 기싸움 때문"이라고 분석한 뒤 "결자해지차원에서 김 대통령이 먼저 정국수습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대선출마 의사를 거듭 물었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 경제살리기와 저치 개혁에 전념한 후 그때가서결정해도 된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기회가주어진다면 결코회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자락 까는 것은 잊지 않았다.

김의원측은 요즘 김의원을 무심코 '김 부총재'라고 부르는 사람들 때문에 곤혹스러움을 느낀다. 김의원은 지난해 총재경선에서 21%의 지지율로 떨어진 뒤 이 총재의 지명직 부총재 제의를 거절, 평당원으로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21%의 지분을 가진 2인자. 그것이 정치인 DR의 한계이자 가능성이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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