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白凡) 김구(金九)선생의 암살 배후 의혹을 받아온 전 육군 특무부대장 김창룡(1956년 사망)씨의 유해가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19일 육균본부와 대전 국립현충원 등에 따르면 육군은 김씨 유족으로부터 "경기 안양시 석수동의 묘소를 국립묘지로 옮겨달라"는 요청을 받고 1998년 2월13일 김씨의 유해를 대전 국립현충원 장군묘역으로 이장했다.
안장식에는 김씨의 옛 동료들과 특무부대 후신인 국군기무사령부 소속 장병 등이 참석했으며, 예포를 쏘는 등 상당한 '예우'를 갖춰 행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비석에는 '육군중장 김창룡의 묘'라고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1920년 11월22일 함남 영흥에서 출생, 1956년 1월30일 서울에서 순직'이라는 이력과 함께 '피흘려 도로 찾은 자유와 평화 골고루 심어주자'는 특무부대의 노랫말이 새겨져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등은 이와 관련, "김씨는 49년 백범 암살자인 안두희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감형과 군 복귀를 주선하는 등 암살배후로 지목돼 왔다"며 "더구나 대통령을 등에 업고 군의 정치화에 앞장선 인물로 그의 국립현충원 안장은 국민정서나 군의 정통성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육군본부는 이에 대해 "김씨는 병적 서류상 순직으로 처리돼있는 등 국립묘지 안장에 결격 사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김씨의 이장을 적극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진 기무사측도 "김씨의 백범 암살배후 의혹은 명확히 밝혀진 것이 없는 만큼 사자에 대한 무조건적 매도는 안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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