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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와 경찰간 'e-메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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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와 경찰간 'e-메일 전쟁'

입력
2001.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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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녀 한쌍이 강도행각을 벌인 뒤 열흘째 경찰과 두뇌싸움을 벌이며 도피행각을 계속하고 있다.한국판 '보니 & 클라이드'라고 할 만한 범인들은 지난 9일 오전 11시께 서울 마포구 정모(28ㆍ여)씨 집을 찾아가 흉기로 위협, 디지털카메라로 정씨의 나체사진을 찍은 뒤 현금 18만원과 400만원이 든 정씨의 통장을 갖고 달아났다.

이들은 정씨가 지불정지 조치를 취하자 e-메일 ID가 없는 정씨에게 e-메일 주소와 비밀번호를 만들어 주고 나체사진을 첨부해 '지불정지를 즉시 해제하라'는 협박메일을 보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와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들은 인천, 수원, 부천 등 수도권의 PC방을 전전하며 5∼6차례에 걸쳐 e-메일을 보냈고 PC방에서도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장갑을 착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한 수사관은 "이들은 심지어 추적하는 경찰에게 '우리를 우습게 보지 마라'라는 글을 남기는 등 정면으로 두뇌싸움까지 걸어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e-메일의 문장력과 어휘력이 뛰어난 점에서 이들을 고학력 지능범죄자로 보고, 실시간 IP 추적과 현지탐문 등을 통해 범인들을 쫓고 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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