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휠체어에 앉아서 인터뷰를 했다. "우리 사무실에서는 장애인이 한번 돼 봐야 한다"며 불편(?)을 강요하는 그는 장애인의상연구소 김성륜(金成崙ㆍ40) 소장이다.그는 "장애인의 사회 활동을 제약하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옷"이라며 "장애인은 격리되어야 할 존재라는 통념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1998년 12월 이 연구소를 만들고 장애인이 편하고 예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연구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가 장애인이거나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는 것도 아니다. 외려 그 반대로 화려한 패션쇼 기획자에다 세종대 사회교육원 모델학과 교수였다.
"대형 패션쇼를 많이 기획하다보니 너무 소비적이라는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패션쇼 후에 남는 옷과 원단을 장애인단체에 기증을 하다가 비장애인들의 옷이 그들에게 매우 불편하더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 장애인의 불편사항을 듣고 그 사람에게 맞는 옷을 하나하나 만들어 주다 아예 하던 일을 그만두고 장애인 기능성 의복에 관심을 갖고 있는 디자이너들을 모아 연구소를 만들게 됐다.
그가 보여주는 장애인 의복은 겉보기에는 비장애인의 옷과 같지만 남의 도움 없이 쉽게 입고 벗을 수 있거나 의수(疑手)와 의족(疑足)을 쉽게 붙였다 뗄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휠체어를 타기에 편안한 옷, 목발을 짚을 떼 옷이 위로 쏠리는 것을 방지한 옷 등 종류도 여러 가지이다.
그는 장애인들의 필요와 불편을 알기 위해 매주 장애인시설에 봉사활동도 나간다.
"장애인들의 옷에 대한 관심은 비장애인과 같고, 특히 젊은 여성들은 장애가 강조되지 않도록 심리적인 부분까지 신경쓴 디자인을 원한다"고 말하면서 그는 "장애인과 더불어 살려면 공공시설과 복지시설에 신경을 쓰는 데서 나아가 의복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최종목표는 장애인 의상을 기성복화해서 장애인들이 쉽게 사 입을 수 있도록 점포까지 마련하는 것이다.
1999년과 2000년에 장애인 의복 전시회를 열었던 그는 올 4월 우리나라 최초로 장애인패션쇼를 계획하고 있다. "옷은 거의 다 만들었지만 장소를 대여할 돈이 모자라 걱정입니다.
김기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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